등록 : 2008.01.09 18:48
수정 : 2008.01.0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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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그룹 명예회장 부인 하정임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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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집안 종부로 66년간 내조
엘지그룹 구자경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구본무 회장의 모친인 하정임(사진)씨가 9일 오전 6시39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85살.
1924년 경남 진양군 대곡면에서 태어난 하씨는 18살 때인 1942년 이웃 지수면에 살던 구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당시 구 명예회장의 조부모가 “선비 집안의 장녀이자 한문에 뛰어난 소양을 갖췄다”며 그를 맏며느리로 점찍었다고 한다. 구 명예회장은 47년 락희화학공업사로 출발한 엘지그룹의 창업 회장 구인회씨의 장남이다.
고인은 구 명예회장과 66년간 회로하면서 슬하에 구본무 회장 등 4남 2녀를 뒀다. 재계에서는 고인이 유교적 가풍이 강한 엘지 가문의 종부로서 재벌가 안주인답지 않은 소박한 생활로 묵묵히 내조를 한 것으로 평가한다. 고인은 시부모와 8명의 시동생 등 대가족을 뒷바라지 하면서도 제사 음식은 절대 남에게 맡기지 않고 손수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엘지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때부터 동업 관계를 맺은 지에스그룹의 허씨 가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것도 종부인 고인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구 명예회장이 지난 2001년 자신의 희수연에서 “60여년간 일생의 반려로 묵묵히 내조해 준 집사람에게 정말 고맙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뒤늦게 사랑 고백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남인 구본무 회장은 평소 ‘엄부자모’(嚴父慈母)란 말로 “따뜻하고 자상한 어머니상의 전형”이라며 고인을 존경했다.
빈소는 서울대학병원, 발인은 12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다. (02)2072-2016.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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