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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4.30 18:51 수정 : 2008.04.30 18:51

저자 보양(사진)

폐쇄적 중화주의 비판 ‘대만의 루쉰’ 폐렴으로

“우리 중국인의 추악함은 우리 자신의 추악함을 알지 못하는 데 있다.” “한 사람의 중국인은 모두 훌륭한 용이지만 세 사람 이상이 모이면 돼지, 벌레가 된다.” 루쉰의 <아큐정전> 이후 가장 통렬한 중국 문화 비판서로 중화권에서 큰 논쟁을 일으켰던 <추악한 중국인>의 저자 보양(사진)이 29일 타이베이에서 사망했다. 향년 89살.

보양은 두 달여 전 폐렴 증세로 입원해 마잉주 차기 총통과 천수이볜 총통이 문병을 다녀가기도 했으나 병세가 악화돼 끝내 숨졌다.

중국 허난 태생으로 본명이 궈딩성인 보양은 1949년 국민당과 함께 대만으로 건너와 <자립만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장제스 정부의 부정부패와 권력 남용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결국 장제스의 직선제 거부를 미국 만화영화 <뽀빠이>에 빗대어 비판한 필화사건으로 68년 체포돼 간첩 혐의로 9년간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출감 이후에도 중국 전통문화의 병폐와 대만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책들을 출간하면서 ‘대만의 루쉰’, ‘중국 민족의 양심’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영향력이 큰 저명 작가로 떠올랐다.

특히 84년 대만에서 출간한 <추악한 중국인>에서 중국 전통문화를 ‘장독’으로 비유, 중국인들이 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진보를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은 그는 중국인들이 이기적이고 타인의 권리에 대한 의식이 없으며 권력에 쉽게 굴복하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86년에는 중국에서도 발간돼 중국의 국민성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일으키며 80년대 중반 문화적 자성운동을 촉발하기도 했다. 중국은 이듬해 금서로 지정했다 2004년에야 해제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30일 올림픽을 앞두고 극단적 민족주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중국을 향해 이 책의 내용을 빌어 “포용성 없고 좁은 마음이 중국인의 절대적 자기비하와 절대적 오만이라는 두 극단적인 성향을 만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사진 도서출판 창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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