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18 16:53
수정 : 2006.05.22 17:13
‘선방에서 길을 물었더니’ 출간
신록이 푸른 산사를 찾기에 더욱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세인들이 묵을 수 있는 암자를 <불교신문> 안직수 기자가 소개한 <암자를 찾아서>나 전국의 폐사 터를 찾아 <불교신문> 이지누 논설위원이 순례한 <절터, 그 아름다운 만행> 등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엔 치열한 구도의 열기가 숨쉬는 선방이다. 33명의 선사들을 만나 <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를 펴낸 <한국경제신문> 종교담당 서화동 기자가 이번엔 <선방에서 길을 물었더니>(고즈윈 펴냄)를 썼다.
눈 쌓인 산사에서 기러기처럼 줄 지어 가는 수행승들을 모습을 담은 표지 사진부터 페이지마다 곁들어진 풍경들이 벌써 고요함을 전해준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언제인지 아십니까? 바로 오늘, 이 순간입니다.”
경북 울진 불영계곡 불영사 선방에서 일운 스님은 ‘날마다 좋은 날’을 선물해 주었다. 일운 스님은 또 “왜 모든 강물, 시냇물이 바다로 모여드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저자가 잠시 생각을 하며 머뭇거리는 사이, 스님은 허를 찌른다. 스님은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보 같은 사람들이 자기한테 속은 줄도 모르고 남한테 속았다고 한다카이.”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은 남에게 속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속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또 봉암사 태고선원장 정광 스님은 “본래의 청정심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인데, 내 모양은 내가 짓는 것”이라고 했다. 국내 25개 산사의 선방과 파리 사자후 선원에서 들려오는 청량한 바람이 읽는 이의 마음에 고요한 선방 하나를 안겨 준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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