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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0 17:09 수정 : 2006.06.21 15:12

‘브라마 쿠마리스 명상센터’에서 라자요가를 배우는 수련자들이 다디 장키(맨뒷줄 오른쪽서 세번째)와 함께 했다.

라자요가 명상센터 이끄는 다디 장키 서울 방문

“나는 자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하다. 이런 느낌은 언제나 한결같다. 누구든지 이렇게 살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존재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의 상태를 이처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불안과 두려움, 갈등, 외로움 등을 부둥켜안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경이로운 것임에 틀림 없다.

17일 오전 서울 안국동 소머셋팰리스호텔에서 만난 다디 장키(90)는 누구나 그런 느낌을 갖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90여 개국에서 7천여 개의 라자요가명상센터를 이끄는 인도 브라마쿠마리스세계영성대학교 지도자다. 주로 런던에 사는 장키는 밤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홍콩을 거쳐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잠깐의 휴식도 없이 한국의 명상센터 학생들은 만났고, 이어 인터뷰에 응했다. 90살 할머니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에너지를 가졌다. 주위에선 그가 전혀 다른 에너지 차원에서 살기 때문에 그런 삶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나는 몸과 별개인 내면의 영혼이기 때문이다. 영혼이 지고의 존재(신)와 연결되면 지고의 힘이 나란 도구를 통해 나타난다.

-어떻게 일상적인 생활 중에도 평정을 유지할 수 있는가.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바깥에 어떤 분위기나 상황 또는 사건이 일어난다 해도, 판단을 하거나 편을 들지 않는 초연한 구경꾼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나는 영향을 받지 않고 나의 본래의 진리에 머무를 것이며, 그 힘이 남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일을 하는 동안 실제로 일을 한 것은 내가 아니며, 나는 그저 일이 이루어지게 만든 도구일 뿐이다. 그래서 나의 행동에 사로잡히거나 거기에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는다.

-왜 보통사람들은 당신처럼 되지 못하는가.
=몸을 자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먼저 몸이 내가 아닌 영혼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어 지고의 존재(신)와 연결되어야 한다. 신과 연결돼 나는 본래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자유의 열쇠다.

-몸과 마음과 영혼과 신은 어떤 관계인가.
=세상 사람들은 혼동하고 있다. 내가 70년 전 처음 세상의 경전들을 대부분 갖다 보았을 때도 더욱 혼란스러웠다. 이제 한가지만이 아니라 자아영혼과 신, 물질, 카르마(업)등 네 가지 요가 지식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상을 구원한다는 종교가 왜 갈등과 전쟁이 원인이 되는가.(그는 세계종교의회 부의장이기도 하다)
=종교도 정치처럼 권력을 위해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권력을 위해 싸운다. 영혼과 신, 물질세계와 카르마를 이해하면 누구도 더 이상 싸우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으로 돌아가 자신과 신을 알고, 물질세계를 알고, 카르마를 알아야 한다. 또 종교는 한 측면만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네 가지를 함께 알아야한다.


-각 나라와 개인은 물질문명의 발전을 위해 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통해 세상을 좋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최근 30년 동안 놀라울 정도로 과학이 발전했다. ‘사이언스’(과학)가 아닌 ‘사일런스’(침묵)의 힘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침묵을 통한 내적인 힘과 평화로부터 나오는 생각과 태도, 눈길, 파동 이 네 가지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온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그 때 그는 한참동안 고요하고 자비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가.
=사람들은 대개 건강이나 재정, 인간 관계 또는 그저 마음 속의 어떤 일로 어려움이나 슬픔에 시달리고 있다. 돈, 인간관계, 그리고 심지어 몸도 모두 없어질 수 있다. 외부세계에서 뭔가를 원하거나 어떤 욕망에 집착하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불행해지고 나약해진다. 또 자신이 하는 일을 복으로 여기지 않고 부담으로 느껴 불행해 한다. 자신이 어떤 때에 어떤 역할을 하더라도 거기에는 언제나 이로움이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신에게서 사랑을 받고, 남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마음을 결코 놓치 말길 바란다.

라자 요가는 몸 위주 수행과 달리 명상 중시

브라마쿠마리스영성대학의 라자요가는 고대 인도에서 유래한 명상과 영적인 지식을 결합한 것이다. 한국에서 유행하는 하타요가가 몸 위주의 수행으로 시작하는 것과 달리 라자요가는 운동이나 자세, 만트라를 하지 않은 채 명상을 통해 영혼의 본래 속성을 이끌어내 내면의 평화와 힘, 그리고 자아의 가치를 되찾게 해준다.

장키가 라자요가를 시작한 것은 젊은 시절 영성대학 창설자 프라자피타 브라마와의 만남에서 비롯됐다. 몸이 몹시 아팠던 그는 브라마를 바라보는 순간 황홀경에 들어 몸을 잊어버린 채 신을 ‘아름다운 빛’으로 보았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21살 때부터 14년간 라자요가 지식에 따라 침묵명상을 했다.

미국의 두 대학 연구소에서 그의 뇌파를 실험한 결과 그는 일반인과 달리 활동 중에도 깊은 숙면 상태에서만 나타나는 델타파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세계에서 가장 안정된 마음의 소유자’라는 평을 들었다.

라자요가란 자신이 주인, 즉 왕이 된다는 의미다. 장키는 이에 대해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몸이 아니라 영혼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그럼으로써 마음을 통제하고 마음의 감각기관을 다스려 자유로워진다”고 말했다.

장키는 또 영혼을 깨달으면 “욕망과 기대, 그리고 애착, 기존 사회의 제도와 관습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독립적이 되고, 자신을 다스리는 주권을 경험하게 된다”면서 “그러면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수 있는 힘과 잘못된 것을 버릴 힘이 생김으로써 행동이 고귀해지고, 긍정적이 되고, 결단력이 생겨 다른 영혼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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