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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11 16:26 수정 : 2006.07.12 14:46

영적세미나를 마친 뒤의 유진과 마샤 부부

미국서 온 에미서리공동체 영적지도자 유진박·마샤 보글린부부

‘시대가 부르는 참된 지도력은?’

제목만 보면 정치지도자 강연 같다. 그러나 미국에서 온 한국 출신 영적 지도자인 유진박(51)·마샤 보글린(55) 부부가 8일 서울 남산 유스호스텔에서 연 영적 세미나의 주제였다. 9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유진은 미국 에미서리의 영적지도자가 돼 지난 5월말 3개월 일정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에미서리는 유란다(1907~54)란 인물이 <성서>를 통해 ‘타락한 상태에서 원래 자리를 찾아가는 청사진’를 깨달은 뒤 ‘신성한 빛을 전하는 존재들’이란 단체로 1945년 미국 콜라라도 선라이스공동체에서 출범시켰다. ‘에미서리’란 빛을 전하는 ‘사자들(전령)’이란 뜻이다. 이들은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한 회원을 확보하기보다는 영적지도자들과 종교 등 빛(진리)을 간직한 이들 간의 소통을 중시하고, 영적 지도자들을 길러내는 구실을 주로 하고 있다.

유진박 부부가 이끄는 세미나도 자기의 본성을 깨달아 이를 밝히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모든 생명에 불성이 있다는 불교와 모든 인간의 내면에 신성이 있다는 그리스도교 무교회주의인 퀘이커와도 회통할 수 있을 듯하다.

“거대한 깨어남의 물결이 일고 있다.”

유진은 먼저 “이 때까지 나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것이 나가 아니라는 사실이 조금씩 인지되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해왔던 나가 아니라 ‘무언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유진은 “인류 사회는 수치심(자기 비하)에 바탕하고 있다”면서 “이런 정체성을 가지고선 어떤 노력도 소용없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너까짓 것이!’, ‘난 할 수 없어’와 같은 ‘거짓자아의 속삭임’에 속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면 그가 말한 행복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자기가 자기를 챙겨서 행복해진 사람은 인류 역사에서 한 명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자기가 이기적으로 자기만 챙긴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즉 행복은 추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만들어진 본성을 발현할 때 저절로 얻어지는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꽃들이 예뻐지려고 피느냐. (자신의 본성대로) 피는 꽃처럼 자기 생명이 드러날 때 행복은 저절로 온다”

남편 유진과 번갈아 40여명의 참가자들에게 강의한 마샤는 이를 부연해서 “당신 자신들이 행복을 찾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참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 ‘행복의 열쇠’”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내 삶에서 ‘이것만 가지면 행복해질 텐데’라며 너무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쟁취했을 때가 아니라 오히려 내려놓을 때 더 행복해지곤 했다”고 밝혔다.

유진 박이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신성한 빛’을 전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미 거룩한 존재…
다만 일시적으로 의식 잃었을뿐 신성한 본성 깨달아 빛 밝혀야”

마샤는 한 인간의 발달 단계를 ‘임신-탄생 뒤 신체적 발달 시기-사춘기 이후 지적·정서적 발달 시기-영적인 탄생기-에고(거짓자아)가 죽고 성숙함이 드러나는 성인(聖人)’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런 단계를 ‘신성한 존재가 드러나는 과정’, 즉 ‘신성함의 육화’라고 설명하면서 “특별한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들은 이 과정을 거치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럼 평균적인 인류는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을까. 유진은 “많은 사람들은 생존 이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신체적 발달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기복종교 또한 그렇다”고 보았다.

그는 쓰나미, 카트리나 등 환경 재앙과 9.11테러 등이 (영적으로) 잠든 인류를 깨우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더 큰 것들이 와서 잠 들 수 없는 때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개인의 영적 추구 즉 개인적 수행에 대해 비판했다. 캄캄한 밤엔 촛불 몇개라도 켤 필요가 있지만, 태양이 올라올 때는 태양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이 옛 예언자들이 말한 바로 그 시대”라면서 “이 시대를 위해 과거의 성인들이 모두 다시 돌아와 있다”는 말도 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거룩해질 수 없을 만큼 이미 ‘거룩한 존재’다. 다만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고 있을 뿐이다.”

거기서 깨어나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람들을 이렇게 이끄는 것이 ‘참된 지도력’이라는 것은 그의 당연한 귀결이었다.

한편 이들은 오는 21일부터 4박5일 동안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면 한길정진원(031-574-5585)에서 ‘삶의 예술 세미나’를 이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의 영향으로 명상해온 기업체 간부 출신인 이재형·강득희씨 부부 등이 제주도에 지난해 해오름공동체를 설립해 살아가고 있다.

글·사진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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