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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0 11:06 수정 : 2006.07.20 16:32

휴대전화를 든 천녀가 등장하는 경북 김천의 직지사 중암 탱화. (김천=연합뉴스)

엄격한 신앙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사찰 그림들이 변하고 있다.

전통적 기법에 의해 그려져오던 탱화(幀畵)나 십우도(十牛圖)에 휴대전화를 든 천녀나 티셔츠 입은 소년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에 있는 홍은사(개인 사찰)의 대웅전 바깥 벽에 그려진 십우도에는 티셔츠와 바지를 입은 소년이 등장한다.

심우도(尋牛圖)라고도 하는 십우도는 불교 선종(禪宗)에서 사람의 본성을 찾는 10가지 수행 단계를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해 그린 그림으로 보통 소와 어린 아이가 등장한다.

십우도는 중국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어서 보통 중국 사람이 모델로 등장하는데 안동에 있는 이 그림에는 한국 소년이, 그것도 티셔트와 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불교 관계자는 "신성한 사찰 그림에 파격이 시도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 같다"면서 "결국 평범한 중생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셔츠에 바지 차림을 한 소년이 등장해 눈길을 끄는 경북 안동의 홍은사 십우도. (김천=연합뉴스)

김천시 황악산 직지사(조계종) 중암에는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천녀가 그려진 탱화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탱화는 중암 주지인 도진 스님이 2000년 10월 영산보전 법당을 세울 때 함께 제작한 것.

부처와 불법을 수호하는 신장을 그린 탱화는 불교의 성물로 전통적인 기법에 따라 부처를 중심으로 천녀나 보살 등이 배치되고, 보통 탑이나 보주 등의 상징물을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도진 스님은 전통을 답습하기 보다는 시대를 반영키로 하고, 상징물로 로케트 등 여러가지를 검토한 끝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모습을 넣기로 결정했다.

자세히 살펴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작게 그려져 있지만 이 탱화가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이를 보기 위해 암자를 찾는 참배객도 늘고 있다고 사찰 관계자는 전했다.

도진 스님은 "너무 크게 드러나면 신선감이 떨어지고 장난기처럼 보일 수 있어 크기를 작게 했다"며 "탱화에도 시대상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이같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용민.손대성 기자 sds123@yna.co.kr (안동.김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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