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01 20:14
수정 : 2006.08.01 20:14
정진석 추기경 수필집 12년만에 재출간
정진석 추기경의 수필집 〈목동의 노래〉(가톨릭출판사)가 12년 만에 재출간됐다.
어머니 손 잡고 명동성당을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부터 갓 사제가 된 시절의 추억을 담은 정 추기경의 유일한 수필집이다. 1961년 사제 수품 후 1968년까지 쓴 글들을 모아 1969년 처음 출간했던 책이다. 수필집은 1994년 개정판을 냈다가 올해 추기경 서임을 기념해 그림을 담아 새롭게 출간했다. 일기와 강론 형식의 27편에는 마음 깊은 곳 신앙심을 일깨우는 젊은 사제의 솔직하고 올곧은 마음이 담겨있다.
“한번 땅바닥에 엎드려 세상에 죽고, 두번 더 엎드려 신품을 받고 나면, 모두가 ‘아버지’라고 불러준다. 우리말로는 ‘신부님’,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그냥 ‘아버지’라고 부른다.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처음에 ‘아버지’라고 불리었을 때는 참으로 그 한마디 말에 온몸 전체가 전율을 느꼈다. ‘아버지’. 아버지 노릇을 해야 하는구나”(59쪽 ‘아버지’)라는 글에는 젊은 성직자가 스스로 부과한 무거운 책임감을 엿볼 수 있다.
정 추기경은 인사말에서 “〈목동의 노래〉는 다른 저서나 역서와 달리 유일한 수필이어서 나에게는 가장 특별한 책”이라며 “시간이 많이 흘러간 지금 목동의 노래를 읽으면 마치 어린이가 소중하게 간직한 내면의 비밀을 들켜버린 느낌이 든다”고 했다.
정 추기경은 1931년 서울 수표동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나 서울대 공대에 진학했다가 6·25전쟁을 겪은 뒤 사제가 되기로 결심하고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들어갔다. 현재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고 있다.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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