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22 17:08
수정 : 2006.08.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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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전 번역을 위해 몸을 던진 각묵 스님, 대림 스님, 환경환씨.(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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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팔리어 경전 번역
각묵·대림 스님 잇단 ‘결실’
황경환씨 후원 발벗고 나서
각묵(49) 스님이 지난 3월 <디가니카야> 세권을 출간한데 이번엔 대림(44) 스님이 <앙굿타라니카야> 두 권을 펴냈다. ‘니카야’란 석가모니 붓다 당시 사용된 언어인 팔리어로 ‘경’이란 뜻이다. 이 초기경들은 주제와는 관계 없이 길이 등에 따라 5개 니카야로 분류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불경의 대부분은 인도의 팔리어나 산스크리트어를 중국 한자로 번역한 다음 그 한자가 재번역된 것들이다. 따라서 여러 번 재번역되는 과정에서 의미가 뒤바뀐 부분들이 적지 않다. 일본에선 국가적 차원에서 이미 100년 전 인도의 초기 경전을 대부분 일어로 번역한 것과 달리 한국 불교에선 초기불전연구원의 이들 두 스님과 한국파알리성전협회장 전재성 박사 등의 개인적인 노력으로 초기 불전이 번역되고 있다.
“불교 종단 차원에서 해야 할 것들인데 종단이 관심을 갖지 않기에 개인 차원에선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작업을 두 분의 초인적인 노력으로 해내고 있습니다.”
재가자 황경환(56·진양유조선 회장)씨가 이들의 노고에 대해 말했다. 각묵 스님과 대림 스님이 등장하는 곳이면 어김 없이 나타나는 후원자다. 각묵·대림 스님은 1980~90년대 인도 푸나대학교에서 초기불교경전을 공부할 때 만났다. 그러나 한국 불교에선 건물불사 보시금은 넘치지만 초기불경에 대해선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 때 이들의 후원을 자청하고 나선 이가 황씨였다.
황씨는 수십 년 동안 부산경남지역에서 내로라하는 선지식들을 찾아다니면서 불법을 공부했지만, “불교가 무엇인지 도대체 감도 잡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8년 전 초기불교 경전을 보고, “아,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런 것이었구나”하고 무릎을 쳤다. 그래서 그 때부터 경전 번역 작업을 돕는데 발 벗고 나섰다.
울산시 불교신도회 회장이기도 한 황씨는 지난 18일 중앙신도회 인재개발원 발족 때 이사진들이 각묵 스님으로부터 ‘불교란 무엇인지’ 강의를 듣게 하기도 했다.
이들이 펴낸 경장은 비슷한 어구가 많이 반복돼 일반 대중들이 읽기엔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팔리어 원본과 한문본을 비교한 <금강경 역해>로 팔리어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던 각묵 스님은 “앞으로 <반야심경> 등 많이 읽는 경들과 초기 원전을 비교하는 작업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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