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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01 20:10 수정 : 2007.10.01 22:08

리처드 도킨스 교수

시민단체 ‘아웃 캠페인’ 결성한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교수

‘만들어진 신’ 저자 영국 대표 무신론자
“미국 동성애자·무슬림보다 더 탄압받아”
‘종교 강요·줄기세포 연구’ 금지 중단 촉구

“미국의 무신론자들이여 커밍아웃을 하라!”

영국의 대표적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사진) 옥스퍼드대 교수가 미국내 무신론자들에게 당당히 자신의 신념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운동에 나섰다고 〈가디언〉이 1일 보도했다. 진화생물학자의 관점에서 종교를 비판한 책 〈만들어진 신〉으로 널리 알려진 도킨스 교수는 시민단체를 결성해 이런 운동을 펴는 것은 물론, 정치세력화 작업에도 뛰어들었다.

미국은 무신론자임을 밝히기 매우 어려운 나라다. 학교나 군대 등 공공 장소에서 기독교 얘기가 공공연히 들리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를 침공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하느님의 뜻’을 언급했다. 상·하원을 통틀어 ‘무신론자’라고 밝힌 의원은 한 명뿐이다. 도킨스 교수가 운동을 벌이게 된 이유다.

도킨스 교수는 “미국의 무신론자들은 전체 인구의 10% 가량을 차지하지만, 이들은 동성애자들이나 무슬림들 못지 않게 탄압당하는 소수자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네소타대학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인들은 소수자 집단 가운데 무신론자들에 가장 큰 불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유대교를 믿는 유대인의 수는 무신론자들보다 적지만, 이들은 미국의 외교정책을 거의 독점하는 놀라운 로비력을 발휘한다”며 “무신론자들이 유대인들이 가진 영향력의 몇 분의 1이라도 행사한다면 세계는 훨씬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킨스 교수는 지난주 버니지아주에서 열린 대규모 무신론자들의 행사에 참석해 △종교 관련 교과목 강요 중단 △종교에 근거한 줄기세포 연구 금지 중단 등을 주장하며 “과학에 근거한 무신론자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허용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가 결성한 시민단체의 이름은 ‘아웃 캠페인’이다. 이 단체에서는 ‘무신론자’의 첫 글자인 ‘A’가 붉은 글자로 쓰인 티셔츠를 판다.

도킨스 교수는 영국인이면서 미국에서 무신론자 옹호운동을 벌이는 데 대해 “나 역시 부담을 느끼지만, 이 나라(미국)는 매우 강하고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기에 다른 나라 사람도 한마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이 극우 기독교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경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모두 자신들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매우 우울한 일”이라며 “민주당원들은 공화당원들보다 신앙심이 약하다고 의심받는 상황이라 그런 것 같다”고 해석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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