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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사학법 개정 반대뜻
황우석 사태에 종교간 맞서기도
바오로 2세·법장 빛난 마지막길 황우석 쇼크에 명암 갈린 가톨릭과 불교= 가톨릭은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황 교수는 가톨릭 신자인 안규리 교수를 앞세워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를 찾아 반대 무마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김수환 추기경과 정 대주교 등이 여러 차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생명 파괴 염려가 없는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권장했다. 이에 반해 불교는 ‘생명 윤리’에 대한 뚜렷한 관점을 정하지 못한 채 황 교수를 감쌌다. 강화도 전등사 불자임을 천명한 황 교수 감싸기에 나선 것이다. 가톨릭의 공격으로 황 교수가 코너에 몰렸을 때,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그의 연구실을 방문해 격려했고, <문화방송>의 <피디수첩> 방영 이후인 지난 10일 후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황 교수를 찾아 연구 지지를 표명했다. 이로 인해 황 교수의 논문 조작 사실이 드러난 뒤 불교계는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어느 때보다 정치에 발 깊게 담근 종교인들= 지난해 서울 시청 앞에서 극우인사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대형 교회들은 올해도 북한 인권문제를 들고 나온 반북 시위 등에서 줄 곧 극우인사들의 ‘군중’ 조달 역할을 했다. 특히 김진홍 목사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을 결성해 ‘교회를 이용한 정치’란 논쟁을 낳았다. 한 때 우리민족서로돕기 대표로서 북한 동포 돕기를 주도하다가 자신의 증조부가 북쪽에서 ‘민족 반역자’로 지목돼 있는 것을 본 뒤 반북의 선봉에 선 서경석 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인권위원장을 맡아 김정일 정권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평양 봉수 교회는 가짜교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톨릭에선 국회에서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김수환 추기경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사학법 개정 반대를 공개적으로 밝혀, 그가 지난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때부터 속앓이만 해오던 교회 내부에서도 그의 수구 편들기에 대한 비판이 많아졌다. 마지막 가는 길에도 빛 전해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법장 스님= 로마 가톨릭 교회를 26년 간 이끌어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4월 3일 84살의 나이로 선종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공산당이나 이슬람, 유대교 등 그 동안 등을 돌려왔던 세력과도 대화하며 화해의 악수를 나눠 인류 평화에 기여자로 남았다. 이어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은 심장혈관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던 9월 11일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열반에 들었다. 불교계 장기기증운동단체인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이던 고인의 유언에 따라 법구(주검)를 병원에 연구용으로 기증해 사회 전체에 ‘생명나눔운동’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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