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5.26 20:38
수정 : 2015.05.27 15:54
2막 상담실
미래 위해 희생 가능한 시기는 없어
Q: 평균수명이 갑자기 길어지면서 젊을 때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것을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좋은 직장을 얻어야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으니 지금은 공부만 하라고 가르치게 됩니다. 공부 말고 나머지는 모두 대학에 들어간 뒤 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대학과 직장에 들어간 뒤에도 크게 달라질 게 없음을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A: 인간의 평균수명이 40살 정도일 때는 15살을 기준으로 아동기와 성인기로 구분했습니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나이를 구분하는 용어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노년사회학자 해비거스트는 영유아기, 아동기, 청년기, 성인기, 중년기, 노년기로 구분했습니다.
영유아기에는 기초생활습관과 기능을 배워야 하고, 아동기에는 어울려 노는 방법과 기초적인 학습능력, 도덕적 가치를 익혀야 하며, 청년기에는 직업을 갖고 정서·인격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시민으로서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성인기가 되면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부모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중년기에는 청소년인 자녀와 연로한 부모님을 보살펴야 합니다. 노년기에는 노화에 적응하고 줄어든 수입에 대처하며 배우자의 죽음을 감당해야 합니다. 만일 각 시기에 해야 할 것을 잘하지 못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영유아기와 아동기에 잘 놀지 못하면 나이 들어 도박에 빠질 수 있고, 사랑을 해야 할 때 못 하면 늦바람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의 어느 시기도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10대는 20대를 위해, 20대는 30대를 위해, 40대는 50대를 위해 사는 식입니다. 그러다 노년이 되면 그렇게 흘려버린 세월을 아쉬워합니다. 심리학자인 소냐 류보미어스키는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일은 미래에 일어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현재에 몰입하지 못하며, 현재가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일 때조차 현재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생은 어느 시기든 그때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기쁨이 있습니다. 다시는 그때의 기쁨을 찾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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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Neo)50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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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수명 60세 시대에는 인생의 초반에는 배우고, 중반에는 일하고, 후반에는 여가를 즐기는 삼분법으로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00세 시대에 ‘은퇴’는 퇴출시켜야 하는 브랜드입니다. 배우며 일하고 즐기는 것을 동시에 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Neo)50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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