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도심권인생이모작지원센터 8층 익힘터에서 임옥휘씨가 ‘떡케이크 만들기’ 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 임옥희씨 제공
|
이모작 열린학교 임옥휘 강사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도심권인생이모작지원센터 8층 익힘터에서는 앞치마를 두른 10명의 시니어가 쌀가루와 씨름 중이었다. 에어컨이 가동됨에도 다섯 대의 찜기에서 뿜어내는 열기로 실내는 후끈했다. “떡케이크를 만들 때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설탕을 일찍 넣는 겁니다. 설탕을 미리 넣으면 아래로 가라앉기 때문에 찌기 직전에 넣으셔야 해요. 그리고 집에서는 쌀가루를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저도 처음에 잘 모르고 싱크대와 변기에 버렸다가 하수관이 막혀 혼이 났습니다.” 다양한 경험과 지혜를 가진 시니어가 자신의 재능을 공유하는 이모작 열린학교 ‘떡케이크 만들기’ 교실에 강사로 나선 임옥휘(64)씨의 설명이다. 임씨는 서울 천호동에서 전통음식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기초가 되는 떡케이크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 꽃 장식을 할 겁니다. 그런데 떡케이크도 유행이 있는 거 아세요? 예전 떡집에서는 콩으로 축하 문구를 표현했잖아요. 떡케이크가 등장하면서 한천이랑 천연 재료를 섞어 장식했다가, 과일로 꽃 모양의 정과를 만드는 식으로 유행이 변했어요. 지금은 앙금 꽃이 유행이랍니다. 제가 주문받는 떡케이크의 99%도 앙금케이크예요.” 쌀가루에다 자색 고구마 가루를 섞어 찜기에 쪄내자 흰색 케이크 한편에 자색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었다. “앙금 꽃은 팥 앙금에 천연 색소를 입힌 뒤에 꽃 모양 틀로 찍어 장식하면 됩니다. 제가 일찍 와서 팥 앙금은 미리 쪄놨어요. 꽃잎은 보라색이나 흰색, 꽃심은 노란색, 풀잎은 녹색으로 물들이세요. 케이크 위에 꽃을 올리실 때 여러 개를 겹쳐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더 예쁩니다.” 꽃 앙금까지 장식이 끝나자 수강생들 입에서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이렇게 예쁜 걸 어떻게 먹어.” 떡케이크를 금색 받침에 올리고 띠를 두르자 케이크 전문점의 수만원대 케이크에 못지않았다. “저는 결혼하고 30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다 5년 전에 전통음식을 배우면서 인생이모작을 시작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니까 아프지도 않고 하루하루가 행복해요. 제 경험을 거울삼아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떡케이크나 깨강정 같은 간단한 기술을 배워 집에서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려 이모작 열린학교에 참여했습니다.” 실업급여로 살기 힘들어 예순에 도전사진·꽃꽂이 익힌 솜씨로 음식 치장
모임에서 맛보이면서 지인들 주문받아
블로그, SNS 사진으로 소셜마케팅까지 학원들은 1년 이상 공연히 과정 늘려
필수 내용만 두달로 압축해 공방 열어
50, 60대 전업주부도 소득 창출 가능
“음식 솜씨·미감 있으면 도전하세요”
|
‘떡케이크 만들기’ 수강생들이 각자 만든 떡케이크를 자랑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 임옥희씨 제공
|
|
임옥휘씨가 만든 폐백·이바지용 구절판. 원낙연 기자, 임옥희씨 제공
|
|
임옥휘씨가 만든 축하용 떡케이크. 원낙연 기자, 임옥희씨 제공
|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