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9.01 20:08
수정 : 2015.09.01 20:13
2막 상담실
삶의 중심, 이제라도 자신 향하도록 해야
Q : 올해 쉰살인 중년 여성입니다. 전업주부로 남편 내조와 자식들 뒷바라지를 열심히 해왔습니다. 그런데 남편과 자식들은 저의 헌신을 알아주지 않네요. 그동안 제 자신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가족만을 보고 살아온 것이 너무 허탈합니다. 제 인생은 뭐였나 하는 자괴감마저 듭니다.
A :평균 수명이 60살이었던 1960~70년대에 할머니나 어머니에게 “쉰살이 될 때까지 무엇을 하셨습니까?”라고 묻는다면 “그동안 남편을 뒷바라지하고 자식들을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았더니 이제 남은 날이 별로 없네”라고 대답하셨을 것입니다. 평균 수명이 81.9살로 늘어난 지금, 똑같은 질문을 50대 여성들에게 하면 “지금까지는 남편과 자식을 위해 열심히 살았지만 이제부터 내 인생을 찾으려고 한다”는 대답을 듣게 됩니다. 장수시대를 맞이해 길어진 수명을 가장 먼저 인식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은 여성입니다. 인생 전반기 50년이 타인의 시간이라 한다면 후반기 50년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100살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세대가 50대라는 나이의 개념을 통째로 바꾸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찾아온 장수시대를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용어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 찬’이란 뜻의 ‘네오’(neo)라는 단어를 써서 ‘네오 50’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50대, 새로운 50년을 계획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평균 수명 100살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호모 헌드레드(hundred) 시대’,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의미하는 ‘앙코르 커리어’(encore career), 한창 인생을 꽃피울 시기라 하여 ‘생의 르네상스’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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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Neo)50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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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0대 이후의 시간을 “50+ 오늘부터 천칭은 반대로 기운다”고 표현합니다. 그동안 하루도 바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채운 50년이 공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밖으로만 채우고 정작 자신의 속은 채우지 못했다고 느낄 때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때 비로소 인생의 무게를 좌우하는 것들이 보이게 됩니다. 천칭의 한쪽을 무겁게 눌렀던 직업, 연봉, 승진은 이제 가벼워집니다. 반면 깃털처럼 소홀히 여겼던 행복, 가정, 관계는 반대쪽에서 점점 무거워집니다. 원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거운 법입니다. 그러면 인생 천칭의 무게중심이 반대로 이동하게 됩니다. 쉰살 이후에는 이성적, 이기적, 현실적인 것보다 감성적, 영적, 이타적인 일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러면 인생의 중심이 자신을 향해 열릴 것입니다.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네오(Neo)50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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