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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0.23 19:33 수정 : 2015.10.23 20:46

유엔보고관, 한국기업 인권침해에 쓴소리
11일간 유해물질 인권침해 실태조사
삼성 직업병 피해자 등 만나
“자책하는 여성 노동자 보며 좌절”

“삼성전자의 많은 근로자들이 인권보다 이윤 추구를 우선하는 기업문화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한다.”

유해물질과 폐기물 피해 실태를 조사하려고 우리나라를 찾은 바스쿠트 툰자크 유엔 유해물질 및 폐기물 처리 관련 인권특별보고관(특별보고관)이 삼성 직업병 피해자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문제 등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정부 초청으로 지난 12일 한국을 찾은 툰자크 특별보고관은 삼성 직업병 피해자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그리고 김포·월성·당진·보령의 핵발전소와 군기지, 공장 등에서 유해물질로 피해를 겪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또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 등 관련 기관들과도 면담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소에 소속된 특별보고관은 각 지역에서 벌어지는 유해물질, 폐기물로 인한 인권침해 상황을 독립적으로 조사한다.

툰자크 특별보고관은 23일 서울 소공동에서 기자들을 만나 중간 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한국 기업은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재발 방지에 관심이 전혀 없어 보였다”고 했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를 언급하며 “중재위원회는 외부에 객관적인 공익단체를 설립해 예방과 보상을 같이 해나가자고 했지만, 삼성전자는 결국 보상으로만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 이것이 국제적인 인권 기준에 부합하는지 더욱 살펴보고자 한다”며 삼성전자 쪽에 ‘더 많은 추가 정보’를 요구했다. 그는 실태조사 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책하는 여성노동자의 모습을 보며 좌절스러웠다”고도 밝혔다. 툰자크 특별보고관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앞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 농성장에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 김은숙(43)씨와 한혜경(37)씨를 직접 만났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와 관련해서는 “옥시레킷벤키저라는 제조사와 정부는 판매 전 가습기를 통해 살포되는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법적 책임을 인정하거나 의미있는 사과를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실태조사를 마친 툰자크 특별보고관은 추가조사를 거친 뒤 내년 9월께 한국 정부와 기업에 대한 권고사항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다. 한국의 유해물질과 인권침해 상황을 담은 유엔의 첫 보고서이기도 하다. 그는 “피해자의 입증 책임을 줄이기 위한 환경오염피해구제법 등이 한국에서 제구실을 하고 있는지 좀더 알아보겠다”고 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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