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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2.31 15:57 수정 : 2015.12.31 19:37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왼쪽), 이용수 할머니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여성가족부 장관 신년사 논란

지난 12월28일 한-일 정부가 발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합의를 두고 당사자들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의 김희정 장관이 “드디어 한일 간에 위안부 문제를 두고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한겨레 자료사진
김 장관은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며칠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드디어 한일 간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 속 오랜 한을 푸는 데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여성가족부는 생존해 계신 국내외 마흔여섯 분 할머니들을 보살펴 드리는데 더욱 정성을 다할 것”이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을 수 있도록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과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교육을 꾸준히 진행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추진해온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과 기념사업에 새해 한층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취지에서 쓴 글이지만, 일본 정부로부터 10억엔(100억여원)을 받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한일 양국의 합의를 두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나눔의 집 등 위안부 피해자 관련 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가운데 나온 김 장관의 이런 발언은 ’적절치 못한’ 새해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단체인 희망나비의 박지연 활동가는 “이번 합의문을 듣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분노하며 성명서를 냈고 그 모습을 담은 영상도 있는데 김 장관은 그 모습을 보지 못했나. 피해자의 요구를 듣지도 않고 조급히 타결된 한일 정부의 합의로 할머니들은 한을 풀긴 커녕 또다시 상처받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다음달(1월) 장관직 이임을 앞두고 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다음은 김희정 장관의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6년 새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여성가족부에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2015년은 정부가 국정운영의 반환점을 돌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들이 국민 삶에 안착해 크고 작은 성과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한 한 해였습니다. 여성가족부는 특히 부처 근간이 되는 ‘여성발전기본법’이 시대변화에 발맞춰 20년 만에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된 것을 계기로 ‘양성 모두의 부처’로 국민 곁에 한층 가깝게 다가갔습니다. ‘여성경제활동 활성화’와 ‘여성과 남성 모두의 일·가정양립’, ‘양성평등 문화 확산’이라는 여성가족부의 시대적 과제를 국민들의 공감과 참여 속에 함께 풀어갔습니다. 그 결과 여성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가족친화인증기업이 1년 간 42% 증가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성육아휴직자 비율이 처음으로 5%를 넘어선 것도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며 모든 정책과 제도를‘생활행정’으로 구현했습니다. 맞벌이가정을 위한 ‘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서비스’를 시작해 각 가정의 상황과 여건에 따른 일·가정 양립 고충해소에 나섰습니다. 자녀육아에 적극적인 남성들로 ‘꽃보다 아빠’를 구성해 ‘육아는 엄마 몫’이라는 통념 대신 부부가 함께하는 육아의 행복을 전파했습니다. 자녀일이라면 항상 노심초사하는 엄마 마음으로 ‘청소년활동안전센터’를 신설해 청소년들의 안전을 챙기고,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 e청소년’을 전면 개편해 우리 아이들을 위한 유익하고 안전한 체험활동으로 이끌었습니다.

각별한 도움이 필요한 국민들께는 끊어진 뱃길에서 만나는 나룻배(절도봉주·絶道逢舟) 같은 존재가 되어 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전국 한부모가족의 양육비확보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을 설립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원년의 해’로 삼아 청소년들이 학교를 다니건 다니지 않건 사회 관심과 보호의 울타리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해바라기센터를 확충해 각종 폭력으로 상처 입은 국민들이 몸과 마음을 보듬고, 여러 부처들과 힘을 모아‘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근절대책’등을 마련해 성폭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은 높이고 국민 불안은 덜어드렸습니다.

모든 일들이 국민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따끔한 조언, 더불어 타부처 및 기관, 민간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작은 부처지만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여성가족부는 새해에도 남녀 모두가 조화롭게 발전하고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부단한 발걸음을 재촉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새로운 활력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여성인재를 활용하고 저출산의 고리를 끊기 위해 남녀 모두의 일·가정 양립을 정착시키는 데 더욱 행정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일·가정양립과 국가발전, 가족행복이 선순환하는 사회·문화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경력단절여성을 보다 질 좋은 일자리로 연계하고,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확대에도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대한민국의 희망을 키우는 일입니다. 전국 청소년수련시설을 활용해 올해부터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 체험활동의 허브역할을 충실히 할 것입니다. 전문화·특성화된 국립 수련시설과 생활권 중심 수련시설 확충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들이 올바른 인성과 창의적 역량을 지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요즘 국민들께서 힘들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에게 힘이 되는 ‘가족의 가치’가 중요합니다. 여성가족부는 맞벌이가족·한부모가족·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가족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 지원서비스를 강화해,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한 가족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청소년한부모가족 등 각별한 지원이 필요한 가족의 자립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더욱 힘쓰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며칠 전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문제가 드디어 한일 간 극적인 타결을 이뤘습니다. ‘위안부’할머니들의 가슴 속 오랜 한을 푸는 데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여성가족부는 생존해 계신 국내외 마흔여섯 분 할머니들을 보살펴 드리는 데 더욱 정성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전 인류가 역사의 교훈으로 삼을 수 있도록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과 미래세대를 위한 역사교육을 꾸준히 진행해 가겠습니다.

2016년 새해는 재주 많고 총명한 원숭이의 해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다른 사람들의 재주와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부러워하면서, 정작 자신이 지닌 것은 하찮게 여기거나 아예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만의 개성과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발견하고 끌어내느냐가 중요합니다. 국민 한 분 한 분 어떠한 환경에서도 각자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한 해 국민들을 위해 마음껏 일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고 보람 이 컸습니다. 새해에도 항상 ‘국가발전’과 ‘국민행복’, 두 가지만 생각하며 달려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마음의 큰 절을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6년 1월 1일

여성가족부 장관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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