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7.07 11:48
수정 : 2016.07.07 12:08
육아정책연구소, 아동패널조사
TV, 스마트폰으로 놀수록 공격적
“놀이목적, 교육목적으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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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스마트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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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가 인터넷이나 텔레비전, 스마트폰 등 미디어를 놀이에 사용하면 공격성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부모가 양육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 아이가 미디어를 이용해 노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육아정책연구소의 학술지 <육아정책연구> 6월호에 실린 ‘부모의 양육행동, 미디어 사용 유형, 유아의 정서 및 행동문제의 구조관계’ 보고서를 보면, 한국아동패널조사 6차년도에 응답한 만 5살 자녀를 가진 1662가구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는 2008년 태어난 아이 가구를 대상으로 해마다 패널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6차년도 조사는 2013년에 이루어졌다.
이번 조사는 부모에게 유아의 평일 하루 ‘미디어(인터넷 등) 이용 교육시간’과 ‘미디어(TV시청, 인터넷, 전자기기) 사용 놀이시간’을 각각 답하도록 하고, 우울과 불안, 주의력 문제, 공격성 등의 정도에 대해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를 보면, 교육목적 미디어 사용시간이 늘어날수록 유아의 우울, 불안, 공격성은 감소한 반면 놀이목적으로 사용이 많을수록 유아의 주의력 문제와 공격성 등은 증가했다. 같은 미디어라도 놀이를 목적으로 하면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이다.
보고서는 또 부모가 아이 양육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 유아가 미디어를 사용하면서 노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온정적 양육 행동’(아이와 친밀한 시간을 갖고 의견을 존중하는 방식)과 ‘통제적 양육 행동’(규율을 세워서 행동을 제한하는 방식)의 수준이 높을수록 놀이목적 미디어 사용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수정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박사후 연구원은 “부모가 집안일을 하거나 맞벌이로 인해 직장 일을 할 때 유아의 미디어 사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특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며 “무조건 부모들이 아이의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기 보다는 놀이목적을 교육목적으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서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보고서는 “선행 연구 결과를 보면 서울과 경기도의 만 0~5살 영유아를 대상으로 미디어 노출에 관한 실태 조사를 했더니, 텔레비전과 컴퓨터, 스마트폰의 평균 사용시간이 하루 3시간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2살 이상의 경우, 하루 총 미디어 사용시간이 2시간 이상을 넘지 않도록 전문가들이 제안한 시간보다 1시간 가량을 초과하는 것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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