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7.10 12:03
수정 : 2016.07.10 21:30
2015 전국 출산력 조사
“양육비, 교육비 부담 크다”
미혼여성 30% “자녀없어도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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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0일 청와대에서 '제4기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3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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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살 미만 기혼 여성의 절반가량은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 때문에 둘째 낳기를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후반에 결혼한 여성 4명 중 1명꼴로 임신이 잘 되지 않는 난임을 경험한 적이 있고, 미혼 여성의 30%는 자녀가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보면, 결혼 연령이 늦어질수록,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출생아 수가 적게 나타났다. 25살 미만에 결혼한 여성이 평균 2.04명을 낳은데 비해, 35살 이후에 결혼한 이들은 0.80명에 불과했다. 평균 출생아 수는 1.75명이었다. 또 지난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427만원)을 기준으로 해서, 가구소득이 이 소득의 60% 미만인 저소득층은 1.65명, 160% 이상인 고소득층은 1.77명을 낳았다.
아이를 한명 둔 35살 미만의 기혼여성의 46.6%는 자녀 양육비 부담(24.3%)과 자녀 교육비 부담(22.3%) 때문에 둘째를 낳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취업여성인 경우에는 ‘일-가정 양립이 곤란해서’라는 응답도 21.3%로 높게 나타났다.
기혼여성은 ‘자녀양육을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62.4%가 ‘대학졸업 때까지’라고 답했다. 이어 ‘취업할 때까지’(17.2%),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10.4%), ‘혼인할 때까지’(8.8%), ‘언제까지라도’(1.2%) 등의 순이었다.
결혼연령이 늦어져서 난임을 경험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초혼 연령이 35살 이상인 기혼여성이 난임을 경험한 비율은 27.5%로, 30~34살의 18.0%, 25~29살 13.1%, 24살 이하 9.5% 등과 차이가 컸다. 난임을 경험한 부부의 37.1%는 실제로 병원을 찾아 난임 진단을 받았으며, 이 중 4분의 3 수준인 75.5%는 치료를, 59.9%는 시술을 받았다.
미혼여성의 29.5%, 미혼남성의 17.5%는 ‘자녀가 없어도 상관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를 묻자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 사람(여성 36.2%, 남성 40.2%)이 가장 많았다.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라고 생각하는 미혼남녀도 각각 30.1%(남성), 21.3%(여성)로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10월에 전국 15~49살 기혼여성 1만1009명과 20~44살 미혼 남녀 2383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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