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2.09 19:59
수정 : 2016.12.09 21:54
최광 국민연금 전 이사장 주장
“김현숙 수석 작년 10월 직접 만나
정진엽 복지장관도 ‘청와대 뜻’
연임 거절하자 이사장 사퇴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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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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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10월 이사장직을 그만둘 때 “당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의 뜻’이라며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을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나에게는 사퇴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도 홍 전 본부장의 연임을 요구했다고 최 전 이사장은 주장했다. 최 전 이사장은 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0월 홍 본부장의 연임 문제로 정 장관을 4차례(1, 9, 11, 20일) 만났으며, 처음 만난 1일 정 장관이 ‘(홍 전 본부장의) 연임은 청와대의 뜻’이라고 말해 놀랐다”고 말했다. 최 전 이사장은 그 자리에서 “2021년이면 연금기금이 1000조원에 육박하는데 홍 전 본부장의 전문성이 다소 떨어져 연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고 말했다.
특히 11일 만남에서는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도 함께 만났다는게 최 전 이사장의 주장이다. 최 전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11일 저녁에는 서울 시내에서 정 장관과 함께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만났으며, 그 자리에서 이번에는 김 수석이 ‘홍 본부장이 연임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아직도 청와대나 복지부가 왜 홍 전 본부장의 연임을 주장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 전 이사장은 “20일 저녁 7시에 만났을 때에는 정 장관이 ‘가능한 빨리 자진 사회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 자리에서는 사퇴 일자를 연기하는 것으로 수정제의했으나 그날 밤 10시30분에 곧바로 장관의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복지부 담당 국장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최 전 이사장은 “하지만 하루 뒤인 21일 아침 언론에 내가 사퇴한다는 보도가 나와 복지부와 장관에게 항의했더니, 정 장관은 ‘외부에 말한 적이 없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왔다”고 말했다. 최 전 이사장은 결국 지난해 10월 27일 사임했다.
홍완선 전 본부장은 지난해 5~7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는 것을 주도했다. 최 전 이사장은 당시 공개적으로 홍 본부장의 연임에 반대해 보건복지부 쪽과 마찰을 빚었다. 최 전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이기일 복지부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홍 전 본부장의 연임에 대해 복지부와 연금공단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최 전 이사장이 단독으로 비연임 결정을 내려, 최 전 이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 절차를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최 전 이사장이 스스로 사퇴했고 복지부장관이 윗선 압력을 받아 이사장을 사퇴시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설명자료를 내 “지난해 10월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사이에 기금운용본부장 연임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어, 고용복지수석이 정 장관과 최 전 이사장을 함께 만나 복지부와 연금공단이 상호 협의해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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