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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6.25 15:43 수정 : 2017.06.25 19:21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한국은 남성 생계 부양형
남성 부양형을 가진 다른 나라도 저출산 현상 겪어
“일-가정 양립 사회가 돼야 저출산 해결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현상은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가 낮고 성별 분업이 불평등한 상황에서 비롯됐으며, 이 때문에 사회의 전반적인 문화와 정책 방향이 ‘성 중립적’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한국형 복지모형 구축-복지레짐 비교를 통한 한국복지국가의 현 좌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가족 지원 체계는 가족 수당 현금지원과 육아휴직, 보육 서비스 수준이 모두 낮은 ‘남성 생계 부양형’으로 분류됐다. 유교적 가족주의를 바탕으로 한 남성 생계 부양형 모델에 가깝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함께 남성 생계 부양형으로 분류되는 일본,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에서도 여성 고용률과 합계 출산율이 모두 낮아 두 지표 사이에 높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처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낮고 성별 분업이 불평등할수록, 즉 남성 생계 부양형 모델이 지속할수록 ‘저출산 균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남성 생계 부양형에서는 국가가 아닌 가족에 복지 기능을 맡기면서 불평등이 대물림되고, 전통적인 여성 역할이 강조됨에 따라 여성의 지위는 약화돼 어머니와 노동자의 역할을 동시에 떠맡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맞벌이나 1인 가구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일반화하면서 여성의 역할과 위상도 급격하게 변화했는데, 이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복지 체계를 갖추지 못해 발생한 대표적인 문제가 저출산 위기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남성 생계 부양형의 성격을 가진 다른 나라에서도 이처럼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급격한 변화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여성에게 강한 이중 부담이 가해지고 남성과 기업·사회가 양육과 가사를 충분히 분담하지 않아 저출산 현상이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국가-기업-가족의 전반적인 문화와 정책 기조가 성(젠더) 중립적으로 재편되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며 “사회 전반의 양극화와 불안정을 해소하는 정책과 제도들이 모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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