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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09 21:31 수정 : 2005.01.09 21:31

고누는 땅바닥이나 널판에 여러 모양의 판을 그리고 돌·나뭇가지 등의 말을 움직여 승부를 정하는 전통놀이다.

지난해부터 청소년들이 모이는 곳에 하나 둘 보드게임장이 생기더니 이제는 어딜 가나 없는 곳이 없다. 게임의 종류도 1980년대 말에 유행했던 블루마블, 인생게임을 비롯해서 젠가, 할리갈리, 최근의 영화를 응용한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등 새롭게 만들어진 게임까지 다양하다. 보드게임은 원래 얇은 판 위에서 말을 움직여 노는 게임을 말하지만, 현재는 보드뿐 아니라 카드, 타일, 말판을 이용한 놀이 등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개념이 넓어졌다. 보드게임과 컴퓨터 게임(온라인 게임 포함)을 비교해 보자.

첫째, 컴퓨터 게임이 사람과 컴퓨터를 매개체로 하는데 비해서 보드게임은 사람과 사람이 마주 하면서 놀이를 진행한다. 따라서 컴퓨터 게임은 서로의 감정 전달이 비교적 어려운 반면, 보드게임은 함께하는 상대방과 감정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감정이 전달되면서 같이 웃고 즐길 수 있으며, 자신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알 수 있다.

둘째, 컴퓨터 게임은 컴퓨터 자판만을 움직이기 때문에 손목 운동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보드게임은 주사위나 윷을 던지기도 하고 서로 벌칙을 주면서 온몸을 움직이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셋째, 보드게임은 끝이 존재한다. 최근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는 레벨과 아이템의 개념 때문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계속 되기 때문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 그러나 보드게임은 일부 사행성 게임을 빼고는 끝이 존재한다. 따라서 한참 재미있게 놀다 보면 놀이가 끝이 나기 때문에 중독 증세에 빠질 위험성이 훨씬 적다.

우리나라의 전통놀이 중 보드게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원래 우리나라의 윷놀이도 말판을 이용한 보드게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바둑, 장기, 화투를 이용한 놀이도 마찬가지다. 또 어렸을 적 놀던 고누도 대표적인 보드게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고누는 장기나 바둑의 원형으로 장소에 상관없이 땅이나 종이 위에 말판을 그리고 작은 돌이나 나무토막 등을 줄의 교차점에 놓고 한 칸씩 진행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먹거나 상대방의 집을 차지하면 이기는 게임이다. 생각을 많이 해서 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 이길 수 있기 때문에 두뇌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된다.

컴퓨터 게임이 발달하면서 자취를 감추었던 보드게임이 다시 새롭게 등장한 것은 컴퓨터 게임이 사람과 컴퓨터 속에서 점점 비인간화되면서 보드게임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간적인 정서와 향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보드게임도 지금처럼 인간적인 만남에 의미를 두고 즐겁게 활용하면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겠지만, 사행심과 연관되어 돈에 목적을 둔다면 부작용이 커질 것이다. 따라서 보드게임을 온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승부나 다른 부산물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게임 자체를 즐기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는 습관을 길러 줘야 할 것이다.

강정훈/과천 과천고 교사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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