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1.23 16:40 수정 : 2005.01.23 16:40

서울의 한 입시학원에서 열린 예비 중3 대상의 입시설명회에 참가한 학부모들. (한겨레 자료사진)


“우리 아이가 내년이면 고등학생인데 통 공부를 하지 않아요. 고등학교 입학시험이라도 봤으면 좋겠다는 심정입니다.” “학원을 보내도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학교 성적도 올라가지 않아요. 대학 입시 전형 방법은 또 달라진다는데….” 요즘 많은 학부모들이 자신들 때와는 크게 달라진 대입 전형 방법 때문에 혼란스러워한다. 특히 학원가의 부추김이 중3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예비 중3 학부모들은 상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특목고 준비반에 큰 관심을 보인다.

예비 중3들은 과연 어떻게 다가오는 새 학기를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선행학습은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미 여러 기관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선행학습의 효과는 일시적이다. 지난해 2월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5년 동안의 고2 학생 성적을 분석한 결과, 선행학습이 효과적이라는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주변의 유혹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 중학교 전문 교육기관인 ‘하늘교육’의 임성호(36) 실장은 “앞서 가려고 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내용을 충실하게 공부하는 게 좋다”고 지적한다. 임 실장은 “가능하면 고교 공부를 미리 하기보다 중3 교과에 충실해야 하며, 특히 국·영·수를 중심으로 기초학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학교 수업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교 교과의 선행학습을 강요하다 보면 도리어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전체 성적을 중요시하면 암기과목 중심으로 공부하게 돼 일단 성적은 올라가지만 장기적으로는 학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주요 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에 대한 준비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고교 진학 이후까지 고려해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수학은 고교에서 배울 내용을 먼저 공부하기보다 중학교 수준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은 강의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풀어 보는 학습 방법을 익혀야 한다. 영어는 지속적인 어휘 확장을 통해 독해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무조건 어려운 책을 선택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문가들은 우리말로 옮겨 적는 연습이 독해 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국어는 모든 공부의 토대가 되는 언어 능력과 관련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바뀐 대입제도에서 언어 능력이 수능과 논술, 심층면접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예비 중3 학부모들이 한 번씩은 관심을 갖는 것이 특목고 진학이다. 면학 분위기가 좋다는 이유로 특히 특목고에 관심을 갖게 된다. 지난해 새로운 대입제도 발표에 따라 경쟁률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서울 지역 외고들의 평균 경쟁률이 3.81 대 1인 것을 보면 외고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외고와 과학고 같은 특목고 진학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와이비엠시사닷컴 민혜정(32) 팀장은 “특목고 입시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것이 영어 실력인데 특목고에 진학할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추려면 적어도 3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며, 본격적인 특목고 준비는 중3 때 시작하지만 기초적인 영어 공부는 중1 때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외고는 비슷한 수준의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므로 심층면접도 중요하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외고는 대부분 내신과 공인 어학성적, 과학고는 내신과 경시대회 수상이라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 서울 지역 외고는 자격 기준이 토플 210~250점이다. 외고는 듣기 위주의 영어시험과 영어로 이루어지는 심층면접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구술면접에서 종합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됐다. 과학고는 수학·과학 심층면접에 대비해야 한다. 중학교 과정의 기본 개념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응용 능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난이도가 높은 경시대회 기출 문제 등을 스스로 풀어 보면서 문제 해결 능력도 길러야 한다.

전문가들은 예비 중3들에게 우선 내신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학교 공부에 충실한 학생이 성취도가 높다는 것이다. 둘째, 경시대회나 어학시험 등을 준비하라고 권했다. 중3 자녀에게 새로운 목표를 정해 주고 단계별로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선행학습보다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경시대회를 준비하게 되면 분명한 목표가 생기고 중학교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충실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학시험의 경우 토익 브릿지(TOEIC BRIDGE)나 슬렙(SLEP)과 같은 기초 수준의 영어 능력 시험을 통하여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학습 습관을 만드는 데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겨울 방학 동안 이미 세운 계획에 따라 충실하게 실천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과 과학은 손으로 직접 풀어 보도록 해야 하며, 국어와 영어도 써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독서 계획을 세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논술과 면접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앞으로의 대학 입시에서는 독서를 통한 사고력과 창의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곽용환 기자 yhkwak@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