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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3 18:17 수정 : 2005.01.23 18:17

대표적인 피투피 프로그램인 소리바다를 이용하여 음악파일을 검색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인터넷 공간은 수많은 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이런 저런 자료를 찾고 새로운 소식을 접하다 보면 한 두 시간 정도는 쉽게 흘러간다. 이렇다 보니 최근 몇 년 새 내려받기에 중독되는 새로운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운족’은 각종 피투피(P2P) 서비스나 회원제 사이트에서 자료를 제공하거나 회원 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자료를 받기만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자료 받기가 취미인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초고속망이 보급되고 정액제가 정착되면서 거의 무제한으로 영화, 엠피(MP)3, 게임, 애니메이션, 음란 동영상 등의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때부터 다운족은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내려받기와 관련된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도 활성화돼 갔다. 이들 업체는 공지사항으로 경고문을 올리거나 약간의 제재를 가하기도 하지만, 자료의 공유를 적극적으로 막지는 않는다. 이들의 수익모델이 내려받기 속도에 따라 비용을 받거나, 인터넷상에서 파일을 보관하는 공간의 크기에 따라 요금을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몇 년 새 다운족이 급증하면서 게임, 영화, 음반산업 등 업계의 매출도 타격을 받게 되었다. ‘소리바다’의 경우처럼 업계와 네티즌 간에 법적인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이 길거리에서 불법 복제음반과 복제영화를 판매하는 사람처럼 이런 행위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지 자신이 이런 자료를 직접 만들거나 가장 먼저 구했다는 점을 과시하고 싶어하고, 인터넷의 공유정신을 실천한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등장한 이런 문제에 대해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고 법적인 문제와 생활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내려받기보다 가치있는 활동을 찾아보도록 하자. 이제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청소년 대부분이 다운족이거나 다운족 친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를 계속 내려받는 이유와 받은 자료의 종류를 이야기해 보자. 내려받는데 쓰는 시간을 조사해 보면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데 드는 시간이 많음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자료가 점점 쌓이면서 정말 자료의 이용보다 수입 행위 자체에 몰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자료를 보고 내려받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내려받으면 든든해지는 증세가 나타난다면 ‘다운로드 증후군’이라 불러도 된다.

간혹 동영상 자료를 내려받아 모으는 생활을 끝낸 학생을 만나게 된다. 그만둔 이유는 불법행위라는 인식 때문이라기보다 주변 환경이 변화하고, 학업이나 목표에 몰두해야 할 때에 중독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인터넷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장점도 많지만 절제를 요구하지 않는다. 필요한 자료를 선별하고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자세를 기르기 위해서는 지금의 정액제와 다른 사회적 대안도 고민해 볼 때다.

옥성일/서울고 교사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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