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답안 교사·학생 오피스텔서 자주 목격”

불법과외 의혹 뒷받침
“다른교사도 답안조작 시도” 증언나와

자신이 담임을 맡고있는 검사 아들 ㅈ군의 답안지를 대리 작성해 준 서울 강동구 ㅂ고 ㅇ교사가 ㅈ군에게 불법과외를 해주고, ㅂ고의 또다른 교사가 다른 학생의 답안지 조작을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ㅂ고와 관련된 비리 의혹들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ㅇ교사는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ㅈ군의 아버지가 학교 근처인 강동구 길동에 임대한 ㅌ오피스텔 6층에서 자주 ㅈ군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이 오피스텔 소유주 권아무개(65)씨는 이날 “오피스텔 근처 부동산을 통해 지난해 2월 보증금 500만원, 월세 50만원에 임대계약을 맺었다”며 “이씨 성을 가진 여자 이름으로 매달 월세가 입금되다가 이번 달에는 ㅈ검사 이름으로 월세가 입금됐다”고 밝혔다.

ㅂ고의 한 교사는 이와 관련해 “ㅇ교사가 ‘차를 안 가지고 왔으니, 길동에 있는 오피스텔까지만 태워다 달라’고 해서 내 차로 몇번 바래다 준 적이 있다”며 “당시 ㅇ교사는 ‘오피스텔을 얻어 혼자 나와 살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오피스텔 인근에 있는 세탁소 주인도 “ㅇ교사가 직접 세탁물을 가지고 온 적도 있었고, 세탁물 배달을 다니며 ㅇ교사와 ㅈ군이 함께 있는 것을 본 적도 많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은 오 교사가 ㅈ군에게 비밀과외를 시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ㅈ군의 시험성적이 오르지 않자 답안지를 대리작성해 줬다는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ㅂ고의 한 동료 교사도 “ㅇ교사와 비슷한 연배의 동료 교사들은 ㅇ교사가 개인 과외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직 교사가 과외 교습을 하다 적발되면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하의 금고형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하지만 ㅇ교사는 “이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불법과외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또 ㅂ고에서 ㅇ교사 이외에 또 다른 교사가 학생의 답안지 조작을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이 학교에서 근무했던 한 기간제 교사의 어머니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03년 2학기 기말시험 직후 딸이 2학년 학급담임인 김아무개 교사로부터 ‘우리 반 한 학생의 해당과목 시험 답안지가 절반 정도 비어 있는데 정답을 대신 채워넣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교사는 이와 관련해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ㅂ고의 한 동료 교사는 “기간제 교사가 다른 선배 교사에게 그런 고민을 털어놓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교육청은 24일 ㅂ고 사건의 최종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형섭 전정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