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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6 19:54 수정 : 2006.02.06 19:54

부산 집창촌 탈출 여성 10명 수기집 펴내

“다방에서 일한다고 손가락질하고 뒤에서 욕하는 사람들이 무지 싫었다. 나도 엄연히 사람인데. 길거리에 교복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보면 정말 부럽다.”(은방울꽃·21)

“여관발이, 다방, 룸싸롱, 술3종 그리고 완월동. 정말로 너무 싫었다. 남자도, 가족들도, 그리고 돈도 다 싫었다. 나 자신도 싫었다.”(백주공주·25)

부산의 대표적 집창촌인 ‘완월동’이나 티켓다방 등에서 한때 성매매업을 직업적으로 했던 여성 10명이 수기집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를 펴냈다.

이들은 현재 성매매업소에서 탈출해 성매매피해여성 지원센터 ‘살림’에서 운영하는 쉼터에서 함께 살고 있다. 〈너희는…〉은 이들 여성들이 지난해 살림에서 글쓰기를 통한 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해 쓴 글을 모은 것이다.

사오정, 따귀소녀, 이쁘니 등 자신의 별명으로 글쓰기에 참여한 여성들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 또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10년 이상 성매매를 한 여성에서부터 대학교를 다니다 성매매에 빠져든 여성까지 사연도 제각각이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쉼터에서 함께 살며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취업을 위해 학원을 다니는 등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사오정(18)은 지난해 4월 고입 검정고시, 8월 대입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한 뒤 전문대 사회복지과 수시모집까지 합격해 입학을 기다리고 있다. 이쁘니(28)도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해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 깔미(21)는 지난해 8월 고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지금은 대입 검정고시 학원과 네일아트 학원을 한꺼번에 다니고 있다.

샤인(27)은 “만약 주위에 탈성매매 여성이 있다면 따뜻한 마음으로 손만이라도 잡아줬으면 좋겠어요. 또 우리가 아무리 그런 직업을 가졌던 여성이라 해도 똑같은 여성이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자기들은 깨끗하고 우리는 더럽다는 생각을 버렸음 좋겠어요”라는 말을 후기로 남겼다.

‘살림’(wom-survivors.org)은 법률·의료 지원 등 성매매피해여성을 지원하고 있으며, 부산의 대표적 집창촌 ‘완월동’ 근처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051)257-8297.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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