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05 17:45
수정 : 2005.01.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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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신임 장하진 여성부 장관이 취임식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 장관은 “여성정책을 총괄적으로 수행하겠다”면서 다른 부처와의 협의를 강조했다. 사진 여성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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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취업·보육사업에 힘쓸 것”
신임 장하진 여성부장관은 5일 세종로 정부청사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지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사에서 그는 여성노동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자출신 답게 “2만불 시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취업률이 높아져야 한다”는 취임 일성을 남겼다. 장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높아지고 있는 여성의 빈곤화, 비정규직화 등과 아울러 해석할 수 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문제를 간과하는 노동부쪽에 앞으로 여성부가 ‘힘’을 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성매매방지법, 호주제 폐지 등 ‘2기 지은희 체제’가 역량을 기울인 사업이 ‘3기 장하진 체제’에 이르러 여성노동과 가족관련 업무로 점차 그 중심을 이동해나갈 것이란 예측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고학력 여성뿐만 아니라 주부 등에게까지 일자리를 만들겠다”면서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여성부 장관의 이런 의지 덕분에 산전후휴가 90일 전면 사회보험화와 비정규직에게 산전후휴가 적용을 요구해온 여성노동계의 주장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이 재임 중에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보육사업”이라고 밝히면서 “보육은 이제 시작이고 장기비전을 가지고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소비자 평가 중심 공보육’의 틀거리를 거의 완성한 여성부 보육업무의 근본적인 수정·보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성매매방지법 시행, 보육업무 이관 등 ‘빠르고 강력하게’ 일을 추진하던 지은희 전 장관식 여성부 업무 스타일도 많이 바뀔 것으로 점쳐진다. 장 장관은 “여성부는 처음부터 작은 부처로 출발해 정부내 총괄적인 조정업무가 절실한 기능적 한계를 지녔다”며 “모든 부처와 협의를 통해 여성정책 주류화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장관 임명 뒤 ‘화려한 가족사’때문에 화제가 되었다는 사실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가족사를 다룬 기사를 보고 부담이 됐고 내 능력에 대한 평가가 절하되지 않는가라는 생각에 조금 씁쓸한 심정이었다"면서 ‘언론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두 아들이 머무는 집이 강남 8학군인 데다 남편은 전라도, 장관은 충청도에서 일을 했으니 집이 3채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는 “남편이 조선대, 나는 충남대에 있었고 둘 다 고속버스 터미널 부근을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 항상 반포 부근에서 살았던 것”이라며 “충남대에 23년쯤 근무했는데 오피스텔 하나 없다”고 밝혔다. 또 “나는 솔직히 말하면 아이를 키우는 데 별로 한 일이 없고 남편이 오히려 애를 많이 봤다”며 본인의 육아 점수를 “빵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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