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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1 20:16 수정 : 2006.03.22 14:08

왼쪽 맨 위부터 시계 도는 방향으로 고수정, 심재옥, 전종덕, 김민아, 홍정련, 박주미, 윤난실씨 등 민노당 여성 지방의원들. 사진은 ‘아름다운 왕따들’ 표지에서.

민노당 여성지방의원 9명 인터뷰집 나와

5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여성 후보를 찾는 각당의 손길이 바쁘다. “후보로 내세울만한 검증된 여성들이 없다”는 소문이 파다하지만, 그만큼 정치판이 여성을 키우는 데 소홀했다는 얘기도 된다. 제 눈 찌른 격일까?

민주노동당은 좀 달라 보이기도 한다. 정당 사상 최초로 2002년 지방 선거에서 비례대표 절반과 홀수 순번을 여성에게 할당하는 ‘거대한 실험’을 하면서 제도적으로 여자들의 힘을 길렀다. 그렇게 지방 의회에 진입한 여성들이 모두 9명. 부산 박주미, 광주 윤난실, 울산 홍정련, 서울 심재옥, 전남 전종덕, 전북 김민아, 경기 박미진, 경남 고 이경숙 의원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과로 때문에 일찍 세상을 떠나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들은 보수 정당 의원들 사이에서 고달픈 ‘왕따’였다. 각자 의회 안에 ‘동지’가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다수가 최우수 의원, 우수 의원으로 선정되었고, 한명은 언론사가 뽑은 차세대 여성정치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한겨레> 18도 섹션 ‘권은정의 인터뷰 무제한’을 연재중인 권은정씨가 쓴 <아름다운 왕따들-민주노동당 여성지방의원 9명의 이야기>(사진 김윤섭·이매진)는 “진보 정치에 대한 겨자씨만한 믿음”만으로 분투해온 민주노동당 여성 지방의원들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애초부터 예고돼있었다. 초반에 ‘부결 의원’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고전하기도 하고, 구태의연한 민심에 절망도 했다. 그러나 “주민의 민원을 하늘처럼”(윤난실 의원) 받들고 작은 제보에도 귀를 크게 열자 모두의 삶이 바뀌었다.

이들은 특히 환경, 교통, 장애인, 여성, 농민, 교육 등의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버스 회사의 분식 회계를 밝혀내고, 학교급식지원조례를 제정하자고 수만명의 주민 서명을 받고, 사실상 해양투기나 다름없는 쓰레기 처리장의 문제를 짚어냈다. 혼자 싸우고, 제도를 만들어낸 ‘왕따’들은 이렇게 정치판뿐 아니라 삶을 바꾸는 정치를 해냈다고 자부한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살아온 이들의 삶 자체가 충분히 감동적인 데다, 예비 정치인을 꿈꾸는 남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 이야기는 덤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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