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18 16:14
수정 : 2006.04.19 14:30
‘여성주의 미디어아트’ 29일까지
여성사전문전시관인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 2층 ‘여성사전시관’은 29일까지 ‘치유의 단계를 넘어선 2006년, 여성주의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미디어아트는 미술, 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의 영역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예술표현방식과 작품을 총체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미디어아트 작품들은 모두 10편. 사회가 원하는 ‘달콤한 여성’이 되려고 엄마의 립스틱을 훔쳐바르던 소녀들의 이야기(슈가페이스), 스티로폼을 뒤집어쓴 여성이 등장해 거칠게 스티로폼을 쥐어뜯는 비디오 퍼포먼스(스티로폼 헤드), 연인과 헤어진 남자가 우울을 극복하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우주공허), 여자의 이별 이야기를 듣고 남자의 머릿 속에서 잘려나가는 추억에 대한 이야기(눈물이 생기는 경로) 등 상처, 존재감, 자아, 사랑에 대한 영상이 때론 으스스하게, 때론 기발하게 펼쳐진다.
전문가들은 최근 여성주의 미디어아트의 다양성에 눈길을 준다.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김연호 대표는 “90년대까지 우리나라의 여성주의 미디어아트는 여성의 상처와 치유를 주로 다뤄왔지만 2000년대 들어서 주체로서의 ‘나’를 표현하는 작품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남성중심적 관점 때문에 미디어를 다루는 데 소극적이던 여성들이 주체로 등장하면서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해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펼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그만큼 여성과 미디어의 거리감이 좁아졌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의 하일라이트는 21일로 잡힌 작가와의 대담. ‘여성주의와 미디어 환경’을 주제로 이번 전시에 작품을 낸 여성작가 조수진(눈물이 생기는 경로), 김영진(허스토리), 김현주(스티로폼 헤드), 김숙현(우주공허), 이슬기(슈가스페이스) 등 10명이 모두 참여한다. 인터넷 댓글달기 같은 전자적 민주주의 미디어환경이 여성에게 얼마나 큰 보탬이 됐는지, 미디어는 과연 여성동성애나 성적소수자의 올바른 인식을 갖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등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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