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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0 16:59 수정 : 2006.06.21 15:15

종로 보신각앞서 12개국 참여 환경·평화기원

“전등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월드컵 응원으로 대낮같이 환한 밤이 계속되는 요즈음 도심의 달과 별이 잠깐이나마 제 빛을 되찾는다. 여성환경연대와 환경재단은 1년중 밤이 가장 짧은 하지를 맞아 오늘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캔들 나이트 인 코리아’ 행사를 연다. ‘캔들 나이트’는 인공적인 조명 대신 촛불을 켠 채 숨가쁜 삶의 속도를 되돌아보는 행사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일본, 인도, 캐나다 등 세계 12개 나라가 함께 진행한다.

고갱이는 밤 9시에 열리는 소등 행사 ‘블랙 일루미네이션’이다. 카운트다운에 맞춰 보신각과 그 맞은 편 종로타워, 그리고 보신각 대각선에 자리한 에스시제일은행의 조명이 일제히 꺼진다. 보신각은 30분, 주위 건물들은 10분 동안 불을 끌 예정이다. 인공의 불빛이 꺼진 자리에는 자연의 빛을 닮은 촛불이 켜진다. 참가자들은 보신각 앞에서 저마다 손에 작은 초를 들고 소박한 빛의 물결을 이어갈 참이다.

맨 처음 이 행사를 연 곳은 미국. 지난 2001년 미국 환경단체들이 정부의 핵발전 위주 에너지 정책에 항의하는 뜻으로 벌인 ‘자주 정전 운동’이 기원이다. 처음엔 단순히 핵발전 문제를 거론하는 데 그쳤지만, 날이 갈수록 행사는 대안문화운동으로 진화해갔다. 특히 2003년 들어 일본의 환경단체인 ‘나무늘보 클럽’ 과 ‘대지를 지키는 모임’ 등이 행사를 열면서 ‘느린 삶’을 꿈꾸는 행사의 본뜻이 자리를 잡았다. 이 때부터 매년 동지와 하지에 열리는 ‘백만인의 캔들 나이트’는 일본 정부가 공식 후원할 만큼 유명한 행사가 됐다. 지난해 하지 행사 때는 도쿄 타워, 오사카 성 등 도심의 주요 건축물을 포함해 전국 3만3559곳 주요 시설에서 전국 640만명이 불을 끄고 초를 들기도 했다.

이번 한국 행사에는 배우 이하나씨가 참석해 소등 카운트다운과 동시에 ‘슬로라이프, 환경, 평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행사를 진행한다. 그밖에도 대학생 문화기획단 ‘싹’이 참가자들과 함께 음악 퍼포먼스를 펼치고 어쿠스틱 연주그룹 더 실버라이닝, 아마추어 증폭기, 캐비넷 싱얼롱즈와 가수 박창근씨가 노래 공연을 선보인다. 주최쪽은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자발적으로 전등을 끄고 행사에 참가하려는 이들에게 초를 나눠주는 행사도 마련했다. ‘나만의 캔들나이트’ 계획을 인터넷 사이트(http://town.cyworld.com/CandleN) ‘이벤트 등록’ 게시판에 남기면 추첨으로 뽑아 도토리 20개와 밀랍초를 나눠준다. (여성환경연대 www.club.ecofem.or.kr/candle)

글 이유진 기자·사진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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