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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08 00:22 수정 : 2006.07.08 00:22

밤길 되찾기 시위…‘야한 옷이 성폭력 유발’ 주장에 발끈

밤길을 지나는 여성의 `정숙하지 못한' 옷차림과 행동이 성폭력을 유발한다는 주장에 여성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와 대학 총여학생회로 구성된 `달빛시위 공동준비위원회' 회원 200여명은 7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남인사마당에서 여성도 밤길을 안전하게 활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며 `밤길 되찾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폭력의 책임을 피해자인 여성에게 전가시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등이 훤히 드러난 드레스를 입거나 브래지어를 하지 않는 등 일부러 눈길을 끄는 옷차림을 했다.

행사에 참여한 탱크탑 차림의 `하나'씨는 "옷은 본인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며 "우리는 당당하게 입고 싶은 옷을 입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마이크 앞에 차례로 나와 자신이 직접 겪은 `성폭력' 경험을 털어놓고 성폭력범을 만났을 때 자신의 몸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호신술을 선보였다.

행사준비를 담당한 `오메'(26)씨는 "`여성은 언제나 성폭력에 노출돼 있으니 몸조심해야 한다'는 말은 여성의 몸을 제약하는 말"이라며 "`성폭력을 피하기 위해 남성이 여성을 보호해 주겠다'는 말이 오히려 더 폭력적"이라고 주장했다.


인사동 시위를 마친 이들은 노란색 야광천을 각자의 몸에 두른 뒤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자는 의미로 인사동에서 청계천까지 `밤길'을 따라 행진했다.

밤길 되찾기 시위는 1973년 독일에서 연쇄성폭력 사건이 일어난 뒤 희생자를 추모하고 성폭력을 추방하기 위한 거리행진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2004년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을 계기로 처음 열려 올해 3회째를 맞았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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