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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5 20:51 수정 : 2006.09.06 17:35

3년 전에 이어 또다시 월경페스티벌 기획을 맡은 여성문화기획 불턱 사람들. 왼쪽부터 조사라, 이고은, 주채은씨. ‘주경야경’식으로 모두 직장에 다니면서 짬짬이 행사 기획을 맡았다. 준비기간은 장장 6개월.

‘월경페스티벌’ 준비하는 ‘불턱’ /

허공에 매달린 하얀 생리대, 다리 사이로 붉은 물감을 쏟아내며 절규하는 춤꾼…. “대체 뭐 하는 거야?” 행인들의 낯선 반응까지 행사의 하나로 어우러진다.

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쌈지길과 홍대 앞 클럽에서 제8회 월경페스티벌 ‘자화자찬-내 몸과 놀기’가 열린다. ‘월경페스티벌’은 여성의 월경을 금기시하는 이들에게 인식 전환을 주는 뜻으로 매년 마련해온 여성주의 행사다.

1999년 여름 여성주의자들이 연 ‘내공 프로그램’에 참여한 20대 여성운동가들이 시작해 지금까지 여성계의 대표적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행사의 기획단은 ‘여성문화기획 불턱’. 불턱은 해녀들이 작업 뒤 옷을 갈아입으며 수다를 떠는 여자들만의 공간을 칭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불턱은 매년 대학생 월경페스티벌 기획단을 새로 모집해 선배가 후배에게 되물림하는 형태로 이어져왔다.

5회때 기획했던 대학생들 직장인되어 다시 뭉쳐 도전
홍대앞 클럽과 인사동까지 확장 “여성들 많이 와 즐기세요”


늘 유령조직처럼 모집과 해체를 거듭했던 ‘올해의 불턱’은 2003년 대학생 신분으로 5회 행사를 기획했던 직장인 여성 4명이다. 주채은(27), 조사라(27), 이고은(26), 정진이(25)씨. 두번째 행사인만큼 의미도 남달랐다.

“6개월이나 걸려 기획을 하기 때문에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경험과 노련미(웃음)가 쌓인 만큼 행사에 변화를 줬죠.” (조사라)

이들은 매년 길거리에서 열리던 행사 공간을 올해는 홍대 앞 클럽으로까지 넓혀 ‘파자마 파티’(16일, 클럽 빵)와 ‘노브라 파티’(23일, 롤링홀)를 마련했다. 관객 100여명이 바닥에 앉아 자신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는 ‘파자마 파티’는 이야기 마당이고, 관객 600여명이 선 채로 춤추며 노래하는 ‘노브라 파티’는 공연이다. 매년 행사의 ‘꽃’으로 빨랫줄에 생리대를 거는 길거리 전시는 9일과 10일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 연다. 김지선, 양미숙의 마임과 〈인간극장〉의 주인공이었던 가수 배에스텔의 공연도 준비했다.

“협찬과 후원물품을 받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 매년 적자를 봅니다. 적자난 부분은 기획단이 각자 아르바이트를 해서 메우곤 했지요. 이번에는 적자폭을 줄여야 할 텐데….” (주채은)

대안 생리대 만들기와 일회용 생리대 무료증정 행사가 공존하는 것도 한 특징. 이번엔 체지방을 잴 수 있는 체중계까지 나눠준다.

여성주의자들이 웬 다이어트? 이고은씨는 “대안생리대나 일회용 생리대 모두 없어서는 안 될 것들이고 건강의 척도가 되는 체중계가 행사의 의미를 갉아먹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성주의자와 그렇지 않은 일반 여성들을 모두 포함한 폭넓은 행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연장 행사 입장권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파자마 파티 1만5천원, 노브라 파티 2만원. 예매시 25% 할인된다. www.mensefest.org

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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