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백옥자씨 여자선수총감독·딸 김계령씨 농구선수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 아시아경기대회 함께 참가
엄마와 딸이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경기대회에 함께 참가한다.
엄마는 ‘아시아의 마녀’로 불린 백옥자(55·왼쪽) 대한체육회 이사. 그는 카타르 도하아시아경기대회(12월1~15일)에 665명의 선수들 중 264명인 여자선수들의 총감독의 중책을 맡았다.
탁구선수 출신인 정현숙(54) 선수단 단장은 18일 “현지에서 선수들의 훈련 등을 돌보는 총감독으로 여자부는 백옥자 이사, 남자부는 배구선수였던 장윤창 대한체육회 상임위원을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백옥자 총감독은 1970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와 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투포환으로 2연패를 차지한 인물. 당시 금메달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 여자선수가 따낸 첫 금빛 메달이었다.
당시 “아이를 낳으면 나라에 바치겠다”고 말하던 그는 실제로 막내딸 김계령(27·춘천 우리은행·오른쪽)을 여자농구 국가대표로 키웠다. 김계령은 여자농구대표팀의 주전 센터로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다.
정현숙 단장은 “모녀가 감독과 선수로 아시아경기대회에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끝난 세계여자농구선수권에서 한국이 13위의 초라한 성적을 내는 가운데서도 리바운드 부문 2위를 기록한 김계령은 센터 정은순의 뒤를 잇는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다.
흥미로운 것은 백옥자 총감독의 남편과 아들도 장신의 스포츠 선수 출신이라는 점이다. 건국대 동기인 남편 김진도(186cm)씨는 농구선수 출신이고, 아들 호연(193cm)씨는 골프선수였다가 현재 미국 샌클레멘트 몬테벨로골프클럽에서 티칭프로를 하고 있다.
딸 김계령의 키도 190cm이다 보니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 중국 선수들을 벌벌 떨게 했던 ‘아시아의 마녀’ 백옥자(175cm) 총감독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란다.
1978년 은퇴 뒤 인천체고 교사를 거쳐 36살인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 때 투포환 선수로 출전하기도 했던 백옥자 총감독은 이후 볼링 실업선수로 활약했으며 골프도 수준급이다.
글·사진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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