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15 18:20
수정 : 2006.12.15 18:20
|
고유경씨
|
‘마쓰이 야요리’상 받은 고유경씨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의 고유경(34·사진) 사무국장이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서 제2회 여성인권활동가상(일명 ‘마쓰이 야요리’상)을 받았다. 이 상은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으로 아시아여성평화운동의 대모인 고 마쓰이 야요리(2002년 타계)의 유지를 이어 일본의 아시아-일본 여성자원센터(AJWRC)가 제정한 여성인권평화상이다.
올해는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9명의 후보들이 경합한 가운데 어렵게 수상자가 가려졌다고 한다. 고 국장은 주한미군범죄근절본부에서 일하며 여성평화인권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미군에게 피해받는 이들에게 힘을 보태면서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활동가. 주한미군의 윤금이씨 살해사건을 계기로 93년 창립한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에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활동해왔다. 미군의 여성대상 범죄와 불평등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문제점 등을 알려왔고 2002년 여중생들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사건, 대추리 문제 등에 국민적 공감대를 키우는 데도 앞장섰다.
그가 이어온 지원 활동 가운데는 끝내 영구미제 형태로 남아 안타까운 사건들도 많다. 2003년 의정부 기지촌에서 평생 주민등록도 없이 홀로 살아온 장애노인 서정만 할머니 사건은 특히 그렇다.
“미군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살해되고도 미군의 무성의한 협조로 범인 검거에 실패했죠. 미군과 사귀다가 결혼사기(혼인빙자간음 등)를 당하고도 억울함을 호소할 길 없는 한국 여성들의 문제도 있고요. 한-미 안보동맹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피해자 인권이 드러나지 않을 때가 가장 안타깝죠.”
그는 “개인에게 상을 준 게 아니라 14년 동안 미군에 의해 발생된 범죄 피해를 고발해온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의 공로를 인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생 아시아의 여성평화연대활동에 힘써온 활동가인 마쓰이 야요리의 신념과 여성에 대한 애정을 이해하고 상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활동해나갈 예정입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