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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12 17:55 수정 : 2007.01.12 17:55

김복선씨

1981년 항공학교 12기로 졸업…피우진씨 앞서

“역사적 기록 바로잡고파”

“저는 다만 역사적 기록이 바로잡히길 바랄 뿐입니다. 죄송하지만, 지금의 제 모습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헬기 조종사로 다시금 밝혀진 김복선(53·학원경영)씨는 사진 게재를 극구 사양했다. 〈한겨레〉가 지난 10일 국방부에 확인한 결과 우리나라 최초 여성 헬기 조종사 자격을 얻은 사람은 유방암 병력으로 지난해 말 전역 처분을 받은 피우진 예비역 중령이 아닌 김복선 예비역 대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81년 7월 12기로 항공학교를 졸업해 82년 1월 14기로 졸업한 피씨에 견줘 헬기 조종사 자격 취득이 앞섰다.

김씨는 78년 군에 입대한 뒤 81년 여성 헬기 조종사 양성방침에 따라 여섯달간 항공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조종사가 됐다. 85년 3월까지 3년8개월 동안 군 헬기 조종간을 잡아 700여시간 비행 기록을 세웠다. 85년 9월 전역 뒤엔 비행기 제작회사에 들어가 일하면서 괌에서 민간 헬기 조종사 교육도 받았다. 미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조직 ‘국제여성헬리콥터조종사모임 훨리-걸스’(whirly-girls)의 597번째 회원으로도 활동했다.

김씨가 ‘여성 1호’임은 그 스스로 바깥에 이를 알리면서 확인됐다. 지난해 말 피우진씨의 자전적 에세이가 나온 뒤 다수 언론이 책을 소개하며 ‘최초의 여성 헬기 조종사’라고 표기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여성개발원 연구보고서 〈초·중등 교육과정의 성 인지적 개편을 위한 양성평등 교육내용 개발〉(2002), 여성가족부 운영 여성사전시관, 일부 여대와 지자체 인터넷 자료실 등 다수의 여성사 정보센터에서도 피씨를 ‘여성 최초 헬기 조종사’로 기록해왔다.

후배가 군대에서의 여성 성차별 문제를 제기한 것은 좋지만, ‘1호’라는 역사적 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그는 “누가 ‘최초’라고 가리는 게 꼭 중요한 건 아니라는 마음도 있었고, 어렵게 싸우고 있는 후배에게 누가 될까 싶어 오래 고민했지만, 주위에서 나에 대한 의혹과 우려의 시선이 늘어나 괴로웠다”고 말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되 철저한 군인정신으로 일생을 군에 바치고, 용기있는 고발을 한 후배의 노고는 높이 사고 싶습니다. 그의 노력이 모쪼록 좋은 결실을 거두길 바랍니다.”

이유진, 손원제 기자 frog@hani.co.kr


사진 김복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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