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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7 17:54 수정 : 2005.06.07 17:54

오는 18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막을 올릴 2005 안티성폭력페스티벌 ‘포르노 포르나’에 출연하는 개그우먼 3인방.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개그우먼 3인방 안티성폭력 페스티벌 ‘포르노 포르나’ 무대선다

“남자들은 유난히 여자의 가슴과 신체에 집착하잖아요? 거북하죠.” (강유미) “맞아요. 포르노는 남자 중심이에요.” (안영미) “남자가 성에 대해 얘기하면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여자가 성에 대해 얘기하면 ‘밝히는 여자’쯤으로 취급하죠. 이중적이에요.” (김세아)

한국방송 <개그콘서트> ‘고고! 예술 속으로’의 강유미, 안영미씨와 서울방송 <웃음을 찾는 사람들> ‘알까리라 뉴스’의 김세아씨.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우리나라 개그계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개그우먼들이다. 이들 세 사람이 오는 18일 서강대에서 열리는 2005 안티성폭력페스티벌 ‘포르노 포르나’ 무대에 함께 오른다. 이 행사는 페미니스트저널 <이프>가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연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의 뒤를 이어 만든 첫 행사. 올해는 포르노의 대안적 성문화인 ‘포르나’(포르노란 말에 여성형 어미 ‘아’를 붙인 것)를 제안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고고! 예술 속으로’의 강씨와 안씨는 작위적이고 구태의연한 텔레비전 드라마, 외화 등을 패러디해 보여주는 것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두 사람은 이번 행사에서도 본인들의 코너를 ‘고고! 포르노 속으로’로 이름을 바꿔 남근중심적 포르노를 비판한다. 김세아씨는 텔레비전용 ‘알까리라 뉴스’를 여성의 눈으로 재해석한 성인용으로 만들면서 성인남녀의 ‘은밀한 이야기’를 비꼬기로 했다.

미리 내용을 알릴 수는 없지만 두 팀은 서로의 공연 내용을 들으며 “재밌겠다”는 평을 주고받았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어려움을 묻자 세 사람은 입을 모아 “수위조절”이라고 대답했다. 거칠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공감할 수 있고, 의미 있고, 재미있을 것. 주문이 너무 많지만 기존의 가치를 비틀고, 꼬집고, 뒤집는 데 ‘명수’인 ‘개그우먼’답게 “해볼 만하다”고 했다.

강씨는 “일반인들의 참가작품도 재기발랄하고 뛰어난 것들이 많은데 언론이 우릴 주목하니 더 부담이 된다”고 했다. ‘독창적으로 살아, 이 자식아. 팍!’이라는 대사로 유명해진 그는 포르노나 성폭력에 대해서도 남성들의 ‘독창적이지 못한’ 고정관념을 꼬집었다.

“성에 대해 억압이 많아서 그런지 편견도 더 심한 것 같아요. 여자에겐 억압이 더 심하죠. 여자뿐 아니라 남자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대안적 포르노의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안씨 역시 맞장구를 쳤다. 그는 “포르노는 남자의 쾌감만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남성다움을 ‘오버’해서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섹슈얼리티가 마치 남자들의 전유물인 양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포르노의 대안을 찾는다면 남자의 쾌감에서 그치지 말고 여자가 만족할 때까지, 라고 뒤집는 게 어떠냐”라며 뒤집어보기를 제안하기도 했다.

“여자들은 행위도 중요하지만 사랑을 느끼려고 해요. 쾌감, 단순히 그것보다는 사랑하고 있구나, 라고 느끼려고 하거든요. 단순히 행위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아름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은 작품이 있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알까리라 뉴스’의 김세아씨도 남성과 여성의 성적 감수성이 서로 다르다는 데 공감했다.

“여자는 복잡해요. 남자에 비해 비교적 고등 동물인 것 같아요. 감각뿐만 아니라 감정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여자는 멜로, 남자는 애로를 좋아하죠. 서로 사랑을 표현하는 데도 피드백을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지금까지 본인이 늘 해오던 방식대로, 이번 공연에서도 풀죽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유쾌한 ‘입심’으로 풀어주려고 한다. 한마디로 ‘정공법’이다.

“며느리의 입장에서 얘기하면 이래요. 시어머니가 잘 해주긴 뭘 개뿔이 잘 해줘! 아들도 밤 일을 못 해요!”

세 명의 ‘개그 여전사’들이 풀어낼 ‘유쾌상쾌통쾌’한 공연이 주목된다. (포르노 포르나 행사 홈페이지 www.antifestival.co.kr )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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