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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1 17:01 수정 : 2005.06.2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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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여성단체 “주기도문 ‘아버지’ 오역” 반발

그리스도교에서 오랫동안 소외된 여성들이 성경 번역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가하면 교회에서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는 남성성을 되살려내려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아버지를 빼라= 개신교 여성단체들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공동으로 추진한 ‘주기도문 번역’이 양성평등 정신을 해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아버지의’란 문구다. 새번역안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에서 첫 줄을 제외한 ‘아버지의’는 오역이라는 주장이다. 둘째 줄 ‘아버지의’의 원문 희랍어 ‘수’(σου)는 ‘당신의’라는 뜻인데, 원문에도 없는 ‘아버지의’로 썼다는 것이다. 번역 작업에 여성을 철저히 배제해 남성 우월주의적 관점에서 주기도문을 번역했다고 여성신학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주기도문새번역연구특별위원회(위원장 이종윤서울교회 목사)는 이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통해 각 교단에 새번역안을 통보해 이의 채택을 결정하도록 했다.

한국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장은 “새번역안에 대한 문제 제기와 관련해 여성계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이종윤 목사가 새번역안을 내보냈다”며 “각 교단이 새 번역안을 채택하지 않도록 하고, 한국 교회 모두가 납득하는 주기도문 번역을 위한 연구 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아버지를 세워라= 한국 교회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아버지 학교’의 원조격인 미국 ‘프라미스 키퍼스’(약속을 지키는 사람들)의 남자사역국제세미나가 22일 서울 사랑의교회 은혜채플에서 열린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프라미스 키퍼스’ 국제대표인 고든 잉글랜드 박사, 김인환 총신대 총장, 정두영 프라미스 키퍼스 한국총무 등이 강사다.

‘프라미스 키퍼스’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화롭게 하고, 순결을 실천하며, 결혼생활과 가정생활을 견고하게 세우고, 목회자를 존경하고, 모든 인종과 종파를 넘어 하나 되고, 성경말씀에 복종해 자신이 속한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데 헌신한다는 7가지 약속 운동이다.

1990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1997년 워싱턴 광장에 남성만으로 140만 명을 모을 정도로 성장한 회개운동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다른 종교에 대한 배타성과 남성중심주의에 대해 비그리스도인들과 여성계 등의 비판도 늘어가고 있다.

프라미스 키퍼스 고든 잉글랜드 국제대표는 “‘기독교인과 남자들만 집회 참여를 허용해 모든 것을 관용할 수 있겠는가’라는 비판도 있지만, 우리는 성경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한국 프라미스 키퍼스는 그동안 아버지가정목자학교 프로그램을 해왔다. 이 프로그램의 슬로건은 ‘남자가 살면 교회가 산다’는 것. 이들은 교회의 집회가 여성 위주로 시간이 짜여져 있고, 대부분의 모임에는 여성들이 좌석을 차지하며, 여성적인 섬세함과 순종성이 교회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어 역동적인 남성성의 움직임은 주목받지 못한 채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거친 남성성이 충분히 용납되어 순화될 수 있는, 그런 넉넉한 여유를 갖고 있지 못한 한국교회의 분위기를 쇄신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조연현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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