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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2 20:12 수정 : 2005.06.22 20:12

“남성들이 ‘그들 문제’ 지적하니
남성사회 더 빨리 바뀌더라”

“남성들이 남성들에게 말하기 시작하자 남성들의 생각이 더 빨리 바뀌더군요.”

성 평등을 위한 남성 운동단체를 조직한, 케냐의 여성운동가 애니 조키 와이나이나는 몇 년 전부터 여성운동에서 남성들의 역할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세계여성학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와이나이나는 남녀 사이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힘주어 말했다.

그도 한때 남성을 여성운동의 대상으로서만 봤다. 여성에 대한 폭력, 에이즈의 확산 등 아프리카 여러 국가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주원인은 바로 남성들이었다. “오랜 기간 여성들이 이룩한 양성평등의 성과를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하는 사람”도 남성이었다. 맞서 싸워야 했다. 그는 1997년부터 국제 여성운동 조직 ‘아프리카 여성 발전과 통신 네트워크’를 이끌며 여성 지위 향상과 여성을 향한 폭력을 뿌리뽑는 운동을 활발히 펼쳤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0년. 와이나이나는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들의 보고서를 읽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들과 비슷한 생각을 지닌 남성조직이 생겨난 것이었다. 찾아가서 만났다.

“뜻은 좋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착한 남자들이었지만 교육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2001년 12월 남성 단체들을 모아 ‘젠더를 근거로 하는 폭력에 저항하는 아프리카 남성들의 연대’를 만들어 남성들에게 젠더, 양성평등 등 여성운동의 ‘기초’를 가르쳤다. 교육에 필요한 교재도 만들고 강사도 보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남성들이 남성을 대상으로 남성의 문제에 대해 발언하기 시작했다. 학자는 물론 교회, 노조, 경찰, 법원 등 여러 분야의 남성들이 참여해 여성 문제는 물론 남성성과 남성 행태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남성들은 2003년 노래, 연극 등 문화 행사로 그런 문제를 다루는 5개국 순회 행사를 열 정도로 성장했다.


“우리의 목표는 법과 제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의미있는 숫자의 남성들이 이 대열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일에 남성들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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