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16 18:32
수정 : 2005.08.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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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과 독일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생활에 대한 사진들이 다수 선보인다. 사진은 한국작가 주혜진의 사진 작품 <옆집 여자 서명주>. 문화세상 이프토피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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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여성 사진가 교류전 ‘낫씽…벗 섬씽’
버려진 비닐 봉투, 시장 좌판의 돼지머리, 중산층 전업주부, 그리고 빨랫줄…. 여성을 둘러싼 입 없는 사물들이 말을 걸어온다. 주류 가부장적인 ‘세상의 눈’과 ‘여성의 눈’은 어떻게 다를까.
한국과 독일의 주목받는 젊은 여성 사진작가들이 일상적 이미지를 모아 사진전을 연다. 오는 1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갤러리 세줄에서 열리는 ‘제3회 한독여성사진가 교류전-낫씽…벗 섬씽?(Nothing… but Something?)’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양국 10명의 여성이 바라본, 서로 다르지만 공감가는 문화적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 전시회는 문화와 인종의 다양성을 넘어선 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집, 거리, 가족, 유년시절,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여성들은 여전히 가부장의 굴레에 갇혀있는 여성성을 공통적으로 드러낸다.
지난 12일 상명대에서 ‘같음과 다름의 경계에서’라는 주제로 열린 한독여성사진가 포럼에 참가한 한국과 독일 작가들은 저마다 가부장적 가치관과 여성 예술가의 낮은 사회적 지위에 대해 토로했다. 꽃을 주제로 작업을 해오고 있는 율리 사마르티노(Jule Sammartino)는 “내가 선택한 주제일 뿐인데 남성 작가들은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꽃을 표현한다고 말한다”며 “갤러리 관계자나 큐레이터는 남성이 많고 이들 대부분이 남성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며 여성작가의 작품을 낮게 보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파니 비부시(Stephanie Wiebusch)는 “예술지망생의 69%는 여성이며 남학생들보다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지만 여성작가의 모습을 보기 힘들며 지난해 베를린 전시에 참가한 36명의 작가 가운데 여성은 6명 뿐이었다”며 한국과 다름 없는 독일 여성 예술가의 한계를 지적했다. 행사를 연 문화세상 이프토피아의 박옥희 사장은 “한국과 독일 여성사진가들이 예술적 감수성을 나누며 인종과 국적을 초월한 미학적 가치에 대한 국제적 문화공감대를 형성하려고 기획했다”고 전시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 참여 작가는 총 10명으로 독일 5명(우르술라 보클러, 스테파니 비부시, 율리 사마르티노, 수자네 시칼스키, 아냐 시업카), 한국 5명(김영란, 임안나, 아조, 정소영, 주혜진). 총 50여점의 사진, 설치,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문의 (02)717-9247.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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