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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2 17:10 수정 : 2005.02.02 17:10



“부부 침대엔 6명이 누워있다”

양가 부모 함께 있는것!
결혼의 환상일랑 깨세요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의 강진경, 김경자, 김순기, 김양호, 박정희, 배선희, 유계숙, 임선영, 전춘애, 천혜정, 황은 연구원은 이런 주장을 담아 최근 〈여자가 다시 쓰는 가족이야기〉(고즈윈)를 펴냈다.

이들은 책에서 공통적으로 예의 ‘대화와 다양성’을 강조한다. 가족학을 전공한 박사 출신 연구자들인 지은이들은 ‘가족을 벗어난 개인이 있을 수 없고, 개인을 도외시한 가족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문제의식이다.

강진경 연구원은 “남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말이 ‘우리 두 사람 문제로 할 이야기가 있다’는 아내의 말인데 아내도 마찬가지”라며 “두렵지만 부부관계에 빨간 경보가 울리기 전에 부부관계를 일상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우자의 불륜, 시가와의 갈등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다. 황은 연구원은 “배우자의 불륜을 이혼으로만 해결해선 안되지만 이혼하지 않는 아내를 무기력하게 보는 것도 편협한 시각”이라고 말한다.

삶은 누구나 다양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고, 각자의 선택은 당사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시가와 갈등을 빚을 때는 남편이 먼저 문제를 회피하기보다는 타협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아내도 욕구불만만을 늘어놓기보다는 원하는 것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정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쿨하게’ 이혼하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박정희 연구원은 “이혼한 사람들은 부부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작고 많은 규칙들을 만들고 실천하는 데 실패한 것이지 결코 인생에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 가족의 미래는 이제 자녀가 아닌 부부 관계에 달려 있고 협의가 잘 된 이혼은 주위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여기에도 몇가지 조건이 따라붙는다. △온전한 가족에 대한 환상을 버릴 것 △이혼으로 재구성되는 가족은 다양한 가족 중 하나라는 것을 인식할 것 △경제적인 준비를 할 것 △자녀에게 변함없이 아빠이고 엄마로 남는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 등이다.

가정생활의 특정한 일부분을 누군가 도맡아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버릴 때가 왔다. 유계숙 연구원은 “남자는 경제활동, 여자는 집안돌보기라는 이분법적 가정 구도는 이제 끝났다”며 “지금의 30~40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는 때가 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므로 남성도 기꺼이 전업주부가 될 수 있어야 하고 여성도 당당히 생활전선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가 영역별로 구분해 갖던 의타심과 역할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가정생활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충고이기도 하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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