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는 줄기세포 논란에서 난자 관리 문제를 짚기보다 난자 기증 재단을 먼저 만드는 세태에 우려를 표시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재단법인 ‘연구·치료 목적 난자기증을 지원하기 위한 모임’ 창립발기인대회.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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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연구 찬성… 여성, 남성보다 적어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배아 복제 연구를 보는 여성들의 시각은 어떨까. ‘21세기 여성포럼’과 ‘여성신문사’는 6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대한기독청년여성연합회 2층 강당에서 ‘난자 채취를 여성의 눈으로 바라보자’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난자 매매와 기증 같은 이른바 ‘난자 이슈’를 바라보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한림대 법학부 이인영 교수(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는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배아 복제 연구에 대해 남성이 여성보다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는 “지난 8월 전국 1028명을 대상으로 국민의식을 조사한 결과 난자와 정자의 결합없이 복제기술을 사용하여 수정란을 만드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은 남성(43.0%)이 여성(29.8%)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줄기세포의 배아 복제 연구로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도 남성(91.7%)이 여성(88.3%)보다 더 많았다. 연구 성과에 대한 기대와 달리 복제 배아 실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연구 과정에서 체세포핵이식행위를 통한 복제 배아 실험에 대해 동의한다고 대답한 이들은 남성이 43.1%, 여성이 29.9%로 나타났다. 이 때 역시 여성보다 남성이 더 허용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황우석 논란’에 대한 여성계 안의 견해 차이도 드러났다. 여성계 일각에서는 ‘황우석 교수 영웅 만들기’에 앞장서는 언론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언론이 난자 기증을 부추기는 보도를 일삼았을 뿐, 난자 채취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거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국여성민우회 정은지 여성건강팀장은 연구용 난자 기증에 대가를 지불했다는 연구팀에 윤리성을 따지지 않는 언론을 질타했다. 정 팀장은 “국내 난자 매매브로커가 처음 구속된 뒤 언론이 난자 매매 여성에게 윤리 의식과 생명존중감이 없다는 비난을 쏟더니 연구용 난자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자고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진 의원은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윤리성’을 간과한 채 ‘무조건적 맹목적 국익론’을 찬성하는 것으로 몰아세우려는 것에 대해서도 유감”이라고 밝혔다. 난자 매매에 대한 철저한 사법적 감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인영 교수는 “검찰이 지난 1월 난자매매 행위를 금지한 생명윤리법이 발효된 뒤 불법으로 난자를 사고판 여성들에 대해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며 “기소유예 결정이 앞으로 반복해서 이루어진다면 사문화된 규정으로 전철을 밟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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