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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17 18:52 수정 : 2008.12.17 18:52

유치부 어린이들이 지난해 경기 군포 흥진초등학교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바둑을 두고 있다. 대한바둑협회 제공

조상연 교감 등 1년 82명 연구
“바둑 둔 초등생 수리력 뛰어나”

옛날 훈장 선생님이 가르치던 곳을 묻자 ‘학원’이라고 한다. 중학교를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행사에는 ‘시험’이라고 답한다. 한 방송의 초등학교 1학년 대상 퀴즈프로그램 장면이다. 아이들의 사고가 벌써 학원과 시험에 점령당한 느낌이다. 정답은 서당과 졸업식.

시험과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한테 바둑을 권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침 조상연 흥진초등학교(경기 군포) 교감과 연구진이 1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바둑교육이 아동의 지능 및 인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흥진초등학교 바둑반(1주 1시간 바둑교육)과 영재반(1주 20시간 바둑특강), 이웃 초등학교 그룹(바둑교육 없음) 등 세 집단을 1년간 비교연구했다. 대상 학생은 모두 82명으로 비슷한 교육·생활 환경의 아이들을 선정했다. 장기간에 걸친 관찰과 과학적인 접근방식으로 바둑효과를 측정한 것은 국내 최초다.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지능·인성 검사는 전문기관인 한국가이던스에 의뢰했다.

결론은 바둑이 아이들의 훌륭한 교육수단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바둑을 두면 머리가 좋아진다’ ‘바둑을 두면 집중력이 배양된다’는 식의 얘기만 돌았지 실증 자료는 없었다. 연구진은 바둑을 배운 집단은 그러지 않은 집단에 비해 도식화 능력이나 수리력 등 지능에서 앞섰다고 발표했다. 바둑을 집중적으로 배운 집단은 더 앞섰다. 같은 방식으로 사교성, 안정감, 신중성, 자기 통제력 등과 관련한 인성검사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나왔다.

조상연 책임연구원은 “바둑이 아동교육의 훌륭한 도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근거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지능 및 인성의 각 하위 영역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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