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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24 17:42 수정 : 2009.02.24 19:06

이세돌 대 구리

엘지기전 3번기 제1국, 흑돌 쥔 구리 불계승
이세돌 “게임은 진행중” 오늘내일 혈전 예고

이세돌 9단과 중국의 구리 9단은 세계 바둑의 ‘양웅’이다. 둘의 용호상박은 ‘세계 1인자’를 향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26살 동갑내기의 패기와 호방한 기상은 반상에 구름을 모으고 천둥번개를 내리치는 듯하다. 눈 내린 강원도 인제의 백담사 대국장에서 열리는 엘지(LG)배 세계기전(23~26일)은 바둑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미 3번기 1국(23일)은 흑을 쥔 구리가 163수 만에 불계승으로 접수했다. 하지만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반전의 대가 이세돌은 2국(25일)과 3국(26일)을 벼른다. 한-중 랭킹 1위의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 구리 심리전에서 앞섰나 1국 승리 뒤 구리는 “농심신라면배 패배가 신중하고 냉철하게 둘 수 있는 마음가짐을 만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이세돌한테 무너져 농심배 단체전을 빼앗긴 뒤 칼을 갈았다는 것이다. 이틀 전 백담사에 도착한 구리가, 대국 당일 새벽에야 백담사에 온 이세돌보다 차분하게 마음을 안정시킨 것도 유리했다. 유창혁 9단은 “첫 대국은 두 기사가 많이 긴장하는 등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이 있었을 것”이라며 “2국, 3국에서 제대로 된 싸움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9단은 역전 기회를 놓치지 않는 이세돌의 승부호흡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세돌 대 구리
■ 첩보전 방불케 하는 준비 이세돌과 구리의 기풍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김성용 9단은 “천재적인 감각, 깊은 수읽기에서 둘은 비슷하다. 그러나 초중반에 구리가 강하다면, 중후반과 마무리는 이세돌이 강하다”고 했다. 세계 최고의 고수들이라 허점을 보이면 한 수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역대 전적은 중국의 프로리그 맞전적까지 포함해 8승8패로 호각이고 난형난제다. 다만 구리는 중국 국가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이세돌 바둑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적어도 이세돌 바둑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부한 셈이다. 이세돌이 개인적으로 구리의 기보를 연구했는지는 알 수 없다. 번뜩이는 타개 능력과 범인은 예상할 수 없는 기발한 수로 구리의 예봉을 막아야 한다.

■ 기세 대 기세의 불꽃 엘지배는 둘에게 각별하다. 이세돌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이기면 통산 3번째 엘지배를 챙기게 된다. 구리는 세계기전 첫 타이틀을 2006년 엘지배에서 따냈다. 둘이 그동안 ‘잽’을 나누며 맞섰다면, 첫 국제기전 결승인 엘지배 맞대결은 강펀치를 교환하는 자리다. 우승 상금 2억5천만원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건 싸움이다. 일단 첫판을 따낸 구리가 분위기를 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 검토진은 이세돌이 역전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한번 져도 막판 역전할 수 있는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세돌은 첫판 패배 뒤 두문불출하며 2국을 준비중이다. 어머니와 동행한 구리는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입단연도(1995년)와 나이(26살)가 같고 전투적인 행마로 불꽃을 튀기는 두 기사의 2국은 혈전을 예고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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