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24 17:45
수정 : 2009.02.24 19:05
박정상 9단의 흑돌백돌 /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끝난 1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 최강전.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각국 최강 5명의 기사들이 나와 연승전 방식으로 싸우는 대회다. 바둑은 그 특성상 세계대회조차 개인전의 느낌이 남는다. 이에 비해 농심배는 국가를 대표해 싸우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바둑팬들의 인기와 많은 사랑을 독차지한다.
한국은 최강 마무리 이창호 9단이 대활약해 1~6회와 8회 대회를 거머쥐었다. 일본은 요다 노리모토 9단을 앞세워 7회 대회를, 중국은 지난해 창하오 9단의 4연승으로 구리 9단을 남겨둔 채 9회 우승컵을 가져갔다. 그리고 맞이한 10회 농심배는 일찌감치 한-중전이 됐다.
이창호·이세돌 대 구리·창하오의 2 대 2 대결! 18일 창하오에게 최근 10연승을 거두고 있는 세돌형이 나와, 역시나 승리를 거두었다. 창하오는 세돌형의 날카로운 수읽기를 의식한 듯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후퇴하며 패배했다. 중국의 주장 구리만 남았다. 세돌형은 6년 전 “구리는 실수가 많아서 강한 바둑이 아니야! 쿵제가 강한 바둑이야”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구리는 중국의 일인자이고 작년 후지쓰배 세계대회에서 세돌형과 이창호 사범을 연파하며 우승했다. 당연히 바둑팬들의 이목이 이세돌 대 구리의 대결에 집중됐다.
(장면도 1) 하변 전투에서 흑을 잡은 구리의 강력한 힘에 밀려 백이 집과 두터움에서 뒤지는 형세다. 현지 검토실과 <바둑TV>에서 해설하던 나는 흑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장면도 2) 그러나 중앙을 놔둔 채 1, 3으로 침투한 수가 예리했다. 구리는 상변이 깨졌지만 16, 18로 중앙을 두텁게 정리하면 이긴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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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상 9단의 흑돌백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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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 21의 날카로운 선수활용 뒤 25로 살아가자 흑은 우상귀가 급해졌고 두터운 흑 모양에 대한 37, 39의 반격! 형세는 역전되었다. 세돌형의 백 3집반승! 상대방이 강하고 두터운 곳에서 싸움을 걸어 귀신같이 타개해 나가고 반격까지 가하는 세돌형의 수순에 나는 전율을 느꼈다. 이런 중반 전투력이 앞으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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