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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30 18:42 수정 : 2009.06.30 18:42

이창호의 줄어드는 우승 횟수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대회 결승전 승률 62% 무색
“체력 문제로 계산력 떨어져” 분석
새달 후지쓰배 건재함 과시 기대

‘국보’ 이창호(34) 9단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이창호는 6월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춘란배 결승에서 창하오(중국)에게 0-2로 졌다. 2005년부터 메이저 국제기전 6회 연속 준우승이다. 통산 국제대회 결승전 승률(62%)에 견주면 최근의 급전직하가 두드러진다.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붙으면 이겼던’ 이창호를 기억하는 바둑팬들은 아쉬움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도대체 이창호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 과거 현란한 13관왕 1986년 입단한 이창호는 89년 KBS바둑왕전에서 첫 타이틀을 땄다. 이후 올해까지 통산 137승(국제 23회)을 올려 조훈현 9단(통산 157승)에 이어 세계 최다 우승자 2위다. 전성기인 95~96년에는 2년 연속 국내외 대회 13관왕에 오르며 독주했다. 통산 1908국 1463승445패(승률 76.68%)를 기록했고 연평균 7회가량 우승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러나 우리 나이 서른이던 2005년을 기점으로 이창호의 천하패권에 균열이 가고 있다. 2005·2006년 국내외 기전 4승에 그쳤고, 이후 해마다 승수가 줄어 올해는 3월 딱 한 차례 바둑왕전에서 우승했다. 4개의 타이틀(전자랜드, 바둑왕, 왕위, 중환배)을 보유하고 있지만 왕위와 중환배는 2년째 대회가 중단돼 사실상 2개의 왕관만을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 나이와 체력, 기풍의 변화 “전성기 때는 전투 안 하고 꼭 계가로 들어가 반집을 이겼다. 그런데 지금은 초반부터 전투를 마다 않으며 나중에 수읽기에서 실수한다.” 한국기원 관계자의 말이다. ‘돌부처’ ‘신산(神算)’ ‘반집기계’라는 별칭처럼 슈퍼컴퓨터 이상의 형세판단 능력을 소유했지만, 나이와 체력 문제로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창호도 근래 “계가가 잘 안 돼서 세게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이창호에게 맥을 못 추던 창하오는 춘란배 우승 뒤 “이전의 이창호는 자주 아주 큰 차이로 이겼는데 지금은 설사 이기고 있더라도 상대가 완강하게 저항한다. 이런 것들이 부담을 주고 실수를 더 많이 유발하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그래도 이창호니까 세계대회 결승에 오르는 것 아니냐” “준우승도 대단하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외 주요 대회 결승에서 이창호는 나이가 많은 축에 낀다.


이창호 세계대회 승률
■ 후지쓰배에 쏠린 시선 바둑팬들은 4일과 6일 도쿄에서 열리는 후지쓰배 세계대회에서 이창호의 강펀치를 기대한다. 4강전 대진은 이창호-창하오, 박영훈-강동윤이다. 이창호는 열흘 새 창하오와 재격돌을 벌인다. 아무리 돌부처라도 패배는 아픈 것이어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결승까지 진출해 단판 승부로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참새들의 쇠락 얘기는 잦아들 것이다. 조대현 9단은 “후배들이 이창호 바둑을 연구해 쫓아오고, 계산력이 떨어지면서 전투바둑으로 기풍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제는 몇 년 동안 해온 변화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판 한판에 부담감을 갖지 않고 가진 실력대로만 바둑을 둔다면 이창호는 여전히 세계 최강”이라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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