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세돌(왼쪽) 9단과 중국의 구리 9단이 15일 베이징 장성호텔에서 열린 2009 봉황고성배 조인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이버오로 제공
|
2009 봉황고성배 대회서 맞승부
한국의 ‘천재기사’ 이세돌(26) 9단과 중국의 ‘간판’ 구리(26) 9단. 세계바둑 1인자를 향한 숙명의 대결을 피할 수 없는 둘이 다시 바둑판 앞에 선다. 무대는 8월29일 중국 후난성 펑황(봉황)현에서 벌어지는 ‘2009 봉황고성배 세계바둑정상대결’. 15일 베이징 장성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서로를 아끼는 말이 오갔다. 구리 9단은 “이세돌은 천재가 분명하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했고, 이 9단은 “내가 천재가 아니라 구리 9단이 진짜 천재”라며 치켜세웠다. 새달 29일 중국 후난성서한-중 기사 단판 속기전
역대 1승1무1패로 ‘팽팽’ ■ 이세돌 “부담 없이 두겠다” 휴직중인 이세돌 9단은 구리와의 맞대결이 반갑다. 그는 “구리 9단과 대결하게 돼 기쁘다. 2007년 첫 출전 때는 분위기 적응을 못 해 뤄시허 9단에게 패했다. 이번에는 꼭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식 기전이 아니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 이세돌은 “승부를 겨룬다기보다는 재미있고 즐겁게 두고 싶다”고 했다. 이에 맞서는 구리 9단은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하는데 상대가 이세돌 9단이라니 더욱 흥분된다. 좋은 승부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기사는 2004년 6월17일 중국갑조리그에서 첫 대결을 펼친 이래 공식·비공식 대국을 모두 합쳐 18차례의 맞대결에서 9 대 9의 박빙싸움을 벌이고 있다.
8월29일 열리는 봉황고성배 단판대결 장소인 중국 후난성 남방장성에는 사람이 바둑알이 돼 올라서는 대형 바둑판이 있다. 사이버오로 제공
|
사람이 움직여 대국 중계
이세돌-구리 “상대가 천재” ■ 역대 대결에서는 백중세 격년제로 치러지는 봉황고성배는 2003년 조훈현 9단 대 창하오 9단(조훈현 승리), 2005년 이창호 9단 대 창하오 9단(무승부), 2007년 이세돌 9단 대 뤄시허 9단(뤄시허 승리)까지 한-중 기사만 대결해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대국은 각자 제한시간 50분의 타임아웃제로, 두 기사 합쳐 1시간40분이면 무조건 경기가 끝나는 속기전이다. 이세돌 9단은 15일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돌 가리기에서 백을 잡았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