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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9.21 18:31 수정 : 2009.09.21 18:31

박정상 9단의 흑돌백돌





박정상 9단의 흑돌백돌 /

축구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있고, 야구에는 미국 메이저리그가 있듯이 바둑에는 한국바둑리그가 있다.

2003년 드림리그로 출범한 한국리그는 2007년부터 지금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7개 팀으로 리그를 벌이고 있다. 각 팀은 6명의 보유선수 가운데 라운드마다 감독의 오더 제출에 의해 5명의 선수를 내보낸다. 이 중 3승을 거둔 팀이 승리한다. 6개월간의 정규시즌을 통해 상위 4팀의 플레이오프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올 시즌은 각 팀의 전력 평준화, 하위 선수가 상위 선수를 잡는 이변 등으로 ‘이것이 승부다’라는 슬로건이 어색하지 않다.

한국바둑리그는 프로기사한테 꿈의 리그다. 시드를 받은 한국랭킹 상위권 선수와 치열한 예선 선발전을 통해 최고의 기사들만이 참여한다. 입단에 성공한 새내기들이 첫 인터뷰에서 “한국바둑리그 선수로 뛰고 싶습니다”라고 빠지지 않고 말할 정도다.

목요일~일요일 저녁 7시 <바둑TV> 생방송으로 벌어지는 2009 한국바둑리그는 현재 정규시즌 총 14라운드 가운데 11라운드를 벌이고 있다. 예년과 달리 독주를 하고 있는 팀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챔피언 영남일보와 2006년 챔피언 킥스(KIXX)팀이 6승3패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3연승으로 상위권에 뛰어오른 바투팀의 상승세가 무섭다.

바투팀은 8라운드 한게임팀과의 대결에서 5 대 0 완봉패를 당하며 3승4패로 하위권에 처져 있었다. 5 대 0은 올해 바둑리그에서 처음 나온 일이다. 팀 분위기는 바닥을 쳤고, 선수들은 그날 늦은 시간까지 모여 패배 원인을 찾고, 결의를 다졌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인 원성진, 백홍석 선수 등은 동료들을 독려했다. 그 결과 치욕적인 5 대 0 완봉패는 오히려 팀을 하나로 모으는 기폭제가 됐다. 9라운드에서 킥스팀을 5 대 0 완봉승으로 끝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바투팀의 신예 강자 김승재는 킥스의 이창호를 꺾고 수훈갑이 되었다. 10라운드에서는 신안천일염팀, 11라운드에서는 선두 영남일보를 꺾으며 일약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바투팀 주장 원성진은 10라운드와 11라운드 모두 2-2 상황에서 다섯 번째 주자로 출전해 팀의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바투팀은 초반의 저조했던 성적을 씻고 달라진 팀의 위상을 뽐내며 경계대상 1순위로 뛰어올랐다.

상위 3팀의 선두 싸움과 함께 하위권팀들의 플레이오프를 향한 생존경쟁 역시 매우 치열하다. 4~7위 팀들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올라갈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에 갈수록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예상된다.


이들 팀들에 중요한 것은 감독의 전략과 용병술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끈끈한 단결력이다. 2009 한국바둑리그의 정규시즌은 10월이 끝나는 마지막날 행방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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