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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1.02 17:41 수정 : 2009.11.02 21:57

이창호(왼쪽) 9단이 2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14회 삼성화재배 월드마스터스 4강전 3번기 첫판에서 추쥔 8단과 대국하고 있다. 이창호의 불계패. 구리 9단과 쿵제 9단의 4강전 첫 대결에서는 쿵제가 이겼다. 한국기원 제공

구리 등 중국기사와 1대 ㄷ 싸움
추쥔과 3번기 첫 대국 패했지만
100번째 세계대회 ‘우승 앞으로’

“목표는 우승이다.”

이창호 9단이 단단히 벼른 모양이다. 1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4강전 기자회견. 평소 간접화법을 주로 쓰고, 조심스러웠던 이창호가 달라졌다. “최선을 다해 우승한다. 이는 혼자 남은 이의 당연한 각오다.”

강한 톤 때문에 이례적으로 비친 발언에는 중국의 인해전술에 포위된 이창호의 ‘일당백’ 기백이 드러난다. 21년 역사의 세계대회 100번째 우승 타이틀이 걸린 싸움. 과연 한국의 자랑 이창호가 만리장성을 무너뜨릴수 있을까. 2일 4강전(3번기) 첫 대결에서는 추쥔 8단에게 불계패했다. 하지만 4·5일 두 차례 대결이 남아 있다.

■ 혈혈단신 때 무섭다 1989년 처음 세계대회에 모습을 보인 이창호는 99년 삼성화재배를 시작으로 모두 9차례 국제대회 4강에 홀로 오른 적이 있다. 그러나 중·일의 슈퍼헤비급 선수들을 눕히며 7차례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이창호 9단은 중국 3인방 구리 9단과 쿵제 9단, 추쥔 8단에 포위당했다. 그러나 이창호는 뒤집기의 명수다. 직전 대회인 13회 삼성화재배 때는 이세돌 9단이 역시 중국 기사 3명과의 1 대 3 싸움에서 이겨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 준우승 징크스도 털고 싶다 이창호 9단은 올해 응씨배, 춘란배, 후지쓰배에서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자주 더운 기운이 머리로 올라오고, 막판 초읽기에 몰리는 상황이 위태로울 때도 있다. 하지만 튼실하고 두텁게 국면을 운영하는 능력은 역시 최강이다. 공격적인 기풍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기발한 묘수로 위기에서 벗어날 땐 ‘역시 이창호!’가 절로 나온다. 이번 삼성화재배는 89년 후지쓰배 개막 이래 100번째로 열리는 국제기전이다. 이창호는 개인통산 22회 국제대회 우승, 4번째 삼성화재배 정상을 노린다.

■ 심리적인 우위 이창호 9단은 그동안 중국 기사들의 거센 저항을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추쥔 8단과는 1995년과 2002년 두 차례 만나 모두 불계승을 거뒀다. 머리를 바둑판 위에 파묻고 수읽기에 몰두하는 추쥔 8단은 중국 신예들 중 가장 질기고 연구를 많이 하는 기사로 명성을 얻었다. 윤현석 9단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창호가 추쥔 8단에 앞서고 있다. 첫판에서는 졌지만 둘째·셋째 판에서 좋은 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신뢰를 보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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