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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02 19:52 수정 : 2010.11.02 19:52

이창호

이창호 22년만에 ‘무관’ 위기
결혼 앞둔 두달동안 5승10패
기사들 상당수 결혼뒤 ‘반등’
이세돌 “성적 오를 것” 공언

최악의 상황을 탈출하라! 10월28일 결혼한 ‘국보’ 이창호(35) 9단에게 떨어진 특명이다. 1986년 7월 입단한 뒤 단 한번도 승률 60% 밑으로 떨어져본 적이 없던 돌부처. 그러나 올 시즌은 2일 현재 39승29패(승률 57.35%)로 고품격 승부사의 순도가 떨어졌다. 결혼 때문에 신경이 분산되고, 머리가 복잡해진 탓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후발 주자들도 가파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20여년 동안 세계를 호령해온 절대왕좌의 자리도 흔들리고 있다. 과연 위기에 빠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일시적인 침체인가? 바둑 전문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창호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 지독하게 안 풀린 9~10월 명인과 국수, KBS바둑왕전 등 국내 기전 3개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창호 9단. 하지만 지난달 끝난 명인전 4강 3번기 박영훈 9단과의 대국에서 2 대 1로 지면서 왕좌에서 탈락했다. KBS바둑왕전에서도 승자조 8강에서 박정환 8단에게 패해 패자조로 떨어지면서 가시밭길이다. 본선 대결 없이 타이틀을 방어하는 국수전에서는 이세돌 9단과 김지석 7단 등 랭킹 10위 안의 강호들이 4강에 포진해 이 9단을 포위했다. 한국리그 넷마블팀의 주장이지만 리그 전적도 신통치 않았다. 두달 동안의 성적은 5승10패. 국제기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준우승한 상황에서 국수 자리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22년 만의 무관에 떨어진다.

지난달 28일 비공개로 진행된 이창호 9단의 결혼식 모습.

■ 아시아대표팀 “창호, 살아나라” 이달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자 금메달을 노리는 바둑대표팀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 바둑의 자존심이자 정신적 지주인 이창호가 버팀목이 돼주지 못하면 금맥을 캐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랭킹 1위인 이세돌조차 “아직 완전히 이창호 사범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로 이창호는 존재 자체가 어마어마한 중량감을 준다. 양재호 대표팀 감독은 “맏형인 이창호가 살아나야 한다. 빨리 정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아시아경기대회 바둑 대국은 막바지인 20~26일 열린다. 막바지 팀워크를 다지고, 집중력을 끌어올리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 결혼 뒤 강해지는 사례는 많다 기재가 번뜩이는 천재과 기사들은 결혼을 하거나 애인이 생기면 안정감이 커질 수 있다. 1995년 입단한 이세돌 9단은 2006년 3월 결혼한 이후 301승103패로 승률 74.50%를 기록했는데, 결혼 전 성적(534승225패·승률 70.36%)보다 낫다. 이세돌 9단도 평소 “이창호 사범이 결혼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워낙 내성적이고 과묵한 이창호 9단에게도 이 법칙이 적용될까? 김만수 7단은 “성격과 달리 최근 속기바둑이 크게 늘면서 이창호 9단의 바둑 내용도 격렬해졌다”며 “노총각에서 가장으로 변동하는 과정이 끝났기 때문에 이제 치고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고 내다봤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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