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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4.07 19:48 수정 : 2013.04.07 19:48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KB바둑리그 11일 대장정 돌입

‘장고바둑’ 치열한 전략싸움 예고
2군 선수들 무제한 출전 가능
‘숨겨진 보물’ 따라 반상 요동칠듯

‘1강 4중 3약.’

반상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진다. 케이비(KB)국민은행 2013 바둑리그가 1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 바둑리그는 총 8개 팀이 14라운드 56경기(280국)를 치른다. 경기당 5국을 둬 다승 팀이 이기는 방식으로 상위 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챔피언을 다툰다.

정관장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지만 지난해 우승팀 한게임과 이창호가 버티고 있는 넷마블, 이세돌을 앞세운 신안천일염이 반란을 꿈꾼다. 티브로드는 강력한 ‘다크호스’다. 올해는 새롭게 도입한 ‘장고 바둑’ 등 바뀐 경기 방식이 우승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락스타리그(2군) 선수들이 바둑리그(1군)에 인원 제한 없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것도 큰 변수로 꼽힌다.

■ ‘이구동성’ 정관장 우승

감독 대다수가 정관장을 우승후보로 꼽았다. 정관장은 박정환과 안성준을 1지명과 3지명으로 뽑았고, 4지명에서도 한웅규를 챙겨 ‘드림팀’을 구성했다. 박정환은 한국바둑 기사 순위 2위로 이세돌(1위)에 버금간다. 김영삼(39) 정관장 감독도 “올해는 괜찮은 선수를 뽑아 우승도 할 만한 전력”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우승한 한게임은 정관장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보호선수로 지명한 ‘젊은 피’ 김지석과 이동훈이 쌍두마차로 나서고 관록의 목진석이 ‘맏형’ 역할을 맡았다. 한게임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김진휘와 바둑리그 경험이 있는 이춘규를 락스타리그(2군)로 뽑아 언제든지 1군 전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아시아경기대회 코치를 역임한 윤성현(38) 한게임 감독은 속기 바둑 강자가 많은 정관장을 우승 후보로 꼽으면서도 “2군 선수들을 고심해 뽑아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승 의지를 내비쳤다.

예측은 예측일 뿐이다. 올해는 각 팀이 골고루 좋은 선수들을 뽑아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접전이 예상된다. 넷마블, 신안천일염, 티브로드도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반상의 승자가 정해진 게 아니듯 반란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넷마블은 한종진(34)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이 모두 바뀌어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정관장의 김영삼 감독은 ‘이창호가 잘할 것 같다’며 오히려 넷마블을 견제했다. 이창호는 국내 바둑 기사 순위 11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바둑천하를 호령한 그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안천일염은 한국 바둑의 1인자 ‘쎈돌’ 이세돌이 선봉이다. 이상훈(38·8단) 신안천일염 감독은 “동생(이세돌)을 데려온 것에 만족한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티브로드는 지난해 선수 5명을 그대로 뽑아 지난해와 같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만 있다면 상위권 진입을 바라볼 수 있다. 이상훈(40·9단) 티브로드 감독은 “변함없이 자체 선발전을 통해 실전에 투입할 생각”이라고 말해 치열한 내부 경쟁도 예고했다.

윤현석(39) 에스케이(SK)에너지 감독은 지난해 주장 최철한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새로 구성해 팀 색깔을 확 바꿨다. 윤 감독은 친화력이 뛰어난 박정상과 팀의 활력소가 되는 변상일한테 기대가 크다. 감독으로 데뷔한 최명훈(38) 킥스(Kixx) 감독은 “처음 맡은 팀이어서 확실히 책임감이 크다”며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고, 김성룡(37) 포스코켐텍 감독은 지난해 주장 강동윤을 비롯해 신진서와 최정을 주축으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 새로운 방식의 비밀과 ‘숨겨진 보물’은 누구

1시간 ‘장고 바둑’을 다시 부활시켜 감독들의 치열한 전략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는 모든 대국을 속기로 두고 경기를 하루에 모두 마쳤다. 올해부터는 이틀에 걸쳐 다섯 대국을 치르고, 제4국은 장고 바둑으로 진행한다. 각 팀 감독들은 속기 바둑에 강한 선수와 장고 바둑에 강한 선수를 파악해 경기에 출전시켜야 승률을 높일 수 있다. 바둑리그 선두들에게 적용되던 최소 출전 규정(6회)도 폐지돼 같은 팀 선수끼리도 출전 횟수를 늘리기 위한 생존 경쟁을 벌여야 한다.

올해는 락스타리그 선수들을 무제한으로 기용할 수 있어 바둑리그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팀마다 1명만 바둑리그 진출을 허용했다. 지난해 락스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신민준(넷마블) 김진휘(한게임) 한승주(킥스) 등 90년대 이후 출생 선수들이 수시로 바둑리그(1군)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팀의 성적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바둑리그 경험이 있는 이춘규(한게임) 홍기표(정관장) 한태희(에스케이에너지) 이호범(신안천일염) 등은 당장 바둑리그에 출전해도 손색이 없다. 언제라도 락스타리그 선수들 중에서 ‘숨겨진 보물’이 출현할 수 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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