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6.27 19:36
수정 : 2013.06.2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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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동훈, 탄샤오, 최정, 위즈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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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젊은피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격돌
15살 이동훈, 중국 최강 탄샤오 대항마로 꼽혀
‘소녀장사’ 최정, 최근 제2의 여제 위즈잉 꺾기도
만리장성에 막혀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 바둑이 ‘젊은 피’ 기사들을 앞세워 반등을 노린다. 벼랑 끝 시험대는 29일~7월6일 인천에서 열리는 2013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못하는 바둑이 초청을 받았는데, 11개국에서 125명이 출전한다. 한·중·일은 나라별로 남녀 4명씩 8명의 선수단을 출전시키는데, 1993년 이후 출생한 신세대만을 내보내기로 했다. 12일 엘지(LG)배 16강전에서 한국 기사 6명 전원 탈락 충격에 이어 20일 이세돌 9단의 춘란배 결승 패배 등으로 위축된 한국으로서는 이번 대회를 반등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동훈(15) 2단, 변상일(16) 2단, 나현(17) 3단, 최정(17) 3단 등 신예 기대주들이 나선다. 대표팀을 이끄는 이홍열 9단은 “목표는 금메달 2개 이상과 종합우승”이라고 밝혔다.
■ 천재 탄샤오 대 ‘리틀 박영훈’ 이동훈 이번 대회 최강자는 중국의 탄샤오(20) 7단이다. 중국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탄샤오는 엄청난 속도로 상대를 몰아치고, 어려운 순간 번뜩이는 수를 발견해내는 데 뛰어나다. 탄샤오의 기세를 막을 한국의 대항마로는 이동훈이 꼽힌다. 탄샤오보다 5살이나 어리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깊이가 있다. 재능뿐 아니라 타고난 노력파로 은근한 힘을 비축하고 있다. 탄샤오가 끈질긴 승부에는 한계가 있고, 간혹 한 번의 실수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계산이 정확하고 후반이 강한 이동훈에게도 승산은 있다. 종반까지 비슷한 형세를 유지하면 조금 불리하더라도 역전을 잘해 ‘리틀 박영훈’으로 불린다. 이동훈은 지난달 22일 1회 몽백합배에서도 중국 1위 퉈자시 3단을 꺾었다. 이홍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사고를 칠 수 있다. 겉으로 볼 때는 중국이 세지만 우리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은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변상일도 개인전에서 1승을 추가할 저력이 있다. 나현과 강승민(19) 2단은 남자 단체전과 혼성 페어전에 나선다.
■ ‘소녀 장사’ 최정 대 ‘환생 루이’ 위즈잉 한국의 주력 종목인 여자 바둑에서는 차츰 내공이 쌓여가는 최정이 돋보인다. 한국은 최정 외에 김채영(17) 초단, 오유진(15) 초단, 오정아(20) 2단을 내세웠다. 한국은 여자단체전과 혼성페어전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중국에서는 ‘바둑 여제’ 루이나이웨이의 환생이라고 불리는 위즈잉(16) 2단이 버티고 있다. 이홍열 감독은 “위즈잉은 어린 나이에도 기본기가 잘 갖추어진 강한 기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4월 중국에서 열린 3회 황룡사배에서 최정이 6연승을 질주중이던 위즈잉을 시간패로 이기며 한국의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이홍열 감독은 “현재 중국이 많이 강해진 것은 맞지만 우리 어린 선수들도 밀릴 이유가 없다”고 했고, 코치를 맡은 박승철 7단은 “중국이 양적으로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95후 세대’를 보면 우리나라가 질적인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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