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2.12 19:50
수정 : 2013.12.12 20:53
이세돌, 삼성화재배 준우승 그쳐
우려하던 18년 만의 세계대회 무관이 현실이 됐다.
이세돌 9단이 11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중국의 탕웨이싱 3단에게 274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전날 열린 1국에서 반집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반집패를 당했던 이세돌 9단은 이로써 종합전적 0-2로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다. 세계대회 통산 16회 우승에 빛나는 이세돌이 중국의 스무살 신예에게 패한 것이다. 탕웨이싱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번에 9단 승격을 이뤘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한 차례 이상 세계대회 타이틀을 가져온 한국은 18년 만에 세계대회 무관에 빠졌다. 한국은 1988년 최초의 세계대회 후지쓰배가 창설된 이래 총 121차례 중 68번의 세계대회 우승(여자대회 제외)을 차지하는 등 바둑 최강국으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올해 열린 6개 주요 세계대회 개인전인 백령배(저우루이양), 엘지(LG)배(스웨), 응씨배(판팅위), 춘란배(천야오예), 몽백합배(미위팅), 삼성화재배(탕웨이싱) 우승은 모두 중국에 넘겨줬다.
이세돌은 한국의 마지막 보루라는 큰 짐을 지고 결승에 나섰지만, 최근 살인적인 일정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이세돌은 9월 이후 16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렸지만 9~10월 너무 잘나간 덕분에 11월 일정이 몰렸다. 11월 한달간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무려 15판의 대국을 한 것. 기진맥진한 이세돌은 최철한 9단(명인전), 박정환 9단(바둑리그), 조한승 9단(국수전)에게 3연패를 당한 뒤 탕웨이싱에게마저 2연패를 당했다. 경기를 지켜본 이세돌의 친형 이상훈 8단은 “대국 내용을 보면 실력으로 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컨디션 때문인지 잔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평했다. 이세돌은 경기 뒤 “집중력이 안 좋아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게 마음에 남는다. 내년엔 우승해서 이 자리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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